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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의 교훈/최동규 중기연 선임연구위원(여의도 칼럼)
입력1997-02-01 00:00:00
수정
1997.02.01 00:00:00
최동규 기자
세계는 참으로 무섭게 변하고 있다.우리가 과거에 집착을 하고 또 현실에 매달려 있는 사이에 앞서가는 세계에서는 그야말로 패러다임을 달리하고 있다. 부의 창출이 이젠 천연자원도, 땅도 아니고 더군다나 군대도 아니다. 그저 시장일뿐이다.
세계는 신산업사회가 되어가고 있는데 우리는 노동법개정을 둘러싼 갈등과 한보철강의 부도사태로 온 나라 경제가 몸살을 앓고 있다.
세계적 경영전략 컨설턴트로 알려진 오마에겐이치의 얘기를 들으면 무서울 정도로 세계가 앞서가고 있다는 데 놀라게 된다. 그의 얘길 들으면 선진국들은 노동자도 소비자가 되어 있다는데, 또 그래야만 경제도 발전할 수 있다는데 우리는 노동자도 소비자라는 상식을 우리들의 단견으로 혹시 막고 있는 건 아닌지, 발상의 재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 미국 첨단산업단지의 대명사로 생각되는 실리콘벨리도 이제는 더이상 실리콘밸리라는 하드웨어가 바탕이 아니라고 한다. 정보·지식이 바탕이 된 스마트벨리를 꿈꾸고 있고 이 순간에도 민관이 자율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말레이지아 정부는 세계최초로 전자정부에 대한 꿈을 실현하기 위하여 금년부터 마스터플랜에 들어갔다고 한다.
미국의 경제가 활력을 되찾고 있지만 그 원천은 거대도시가 아니라 시골에서 나오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알만한 세계적 기업들의 본사가 대부분 우리로 말하면 오지에 가 있고, 그곳에서 일자리와 부를 창출하고 있는게 분명 오늘의 지구촌 현실이다.
우리는 어떤가. 운신하기 조차 어려운 거대한 공룡의 힘에 기대를 걸었던 것이 얼마나 비참한 현실을 가져오는가, 그 아픔을 보고 있다. 공룡이 갑작스레 멸망한 것이 바로 그 둔한 감각때문에 환경이 급변하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가 그 환경변화를 쫓아가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역사적 교훈에는 아예 관심도 없는게 우리 현실이 아닌가.
시골이 번영하고 도시가 쇠퇴하지 않으면 산업은 진정한 21세기형으로 갈 수 없다고 말한다면 과연 얼마나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인가. 생각이 여기에 이르게 되면 무엇이 우리들의 사고를 이렇게 좁고, 제한적이게 만들어 놨는지를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인간의 자유와 자율에 대한 소망을 작은 기업들을 통해 마음껏 펼 수 없게 만든 그 근원을 찾아서 거기서부터 매듭을 풀어야 할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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