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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품사에 백지 계약 강요한 백화점·대형마트

대금지급 조건 등 빈칸으로 남겨<br>공정위, 롯데 등 6곳에 시정조치

대형 유통업체들이 납품업체에 판매수수료율이나 대금지급 조건 등 핵심 계약조건을 빈칸으로 남긴 계약서를 강요하다가 공정거래위원회에 덜미를 잡혔다.

공정위는 17일 롯데ㆍ현대ㆍ신세계 백화점과 이마트ㆍ홈플러스ㆍ롯데마트 등 6개 대형 유통업체가 중소납품업체와의 계약 때 핵심내용이 빠진 백지 계약서를 강요한 사실이 적발해 시정조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6개 대형 유통업체는 힘이 없는 국내 중소납품업체와의 계약 때 백지 계약서를 사용했다.

상품대금 지급조건과 판매수수료율, 판촉사원 수, 매장위치와 면적, 계약기간 등 핵심내용을 미리 정하지 않고 계약한 뒤 대형 유통업체 마음대로 공란을 채웠다.

계약서와 별개로 작성하는 부속합의서에도 판촉비용 분담비율ㆍ반품기준ㆍ반품대상 등 중요한 내용을 미리 정하지 않고 공란으로 남겨놓았다.



대형 유통업체들은 백지 계약서를 넉넉하게 받아놓은 뒤 수시로 변경되는 계약조건을 채워넣기도 했고 아예 계약기간이 끝난 뒤 형식적으로 계약서를 작성했다.

공정위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백지 계약서 관행 때문에 납품업체에 과도한 판촉비용을 부담시키거나 지나치게 많은 판촉사원을 요구하는 등의 불공정행위를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들 대형유통업체는 또 해외 유명브랜드와의 계약 때는 핵심적인 계약내용을 구체적으로 명기한 계약서를 사용하는 등 이중적인 행태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조만간 6개 대형 유통업체와 간담회를 열어 서면계약 준수를 요청하고 이번에 적발된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조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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