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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바 OECD 뇌물방지작업반회의/뇌물준 기업인엔 형사처벌
입력1996-11-15 00:00:00
수정
1996.11.15 00:00:00
임웅재 기자
◎회계·외부감사제도 강화문제도 논의/내년 봄까지 합의안 마련… 각료회의 보고 예정/“공정경쟁 해치고 거래비용 상승시켜”「세계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도 머지않아 해외영업활동 과정에서 외국공무원에게 뇌물을 줄 경우 국내법에 의해 형사처벌될 날이 멀지 않은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제네바에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뇌물방지작업반회의에서 회원국들은 ▲외국 공공조달시장 참여를 위해 해당국 공무원에게 뇌물을 공여한 자에 대한 형사처벌 ▲기업의 뇌물공여행위를 차단하기 위한 회계 및 외부감사제도 강화문제를 중점 논의했다. 작업반은 내년 봄까지 합의안을 만들어 OECD 각료회의에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같은 논의는 외국공무원에 대한 뇌물공여가 공정경쟁을 해치고 거래비용을 상승시킬뿐 아니라 해외부패방지법으로 외국공무원에 대한 뇌물공여를 형·민사상 불법화하고 있는 미국기업에 불이익을 준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이번 회의에는 OECD 가입협정에 서명한 우리 대표단도 옵서버로 처음 참가했다. OECD는 지난 4월 해외영업에서의 뇌물수수를 근절하기 위해 「조세의 역할에 관한 이사회 권고」를 채택, 외국공무원에 대한 뇌물공여 및 뇌물공여액에 대한 세금공제 금지 입법화를 추진중이다.
뇌물공여자에 대한 형사처벌 문제와 관련, 가장 소극적인 자세를 보인 나라는 형법상 처벌근거조항이 없는 일본. 유럽연합(EU)국가들에서도 대부분 일정 조건하에서 해외뇌물공여액을 손금처리해주고 있어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배임증재죄를 적용할 수 있다고 한다. 노르웨이는 형사처벌 문제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며 국내법을 개정했다.
외무부 관계자는 14일 『OECD가 컨센서스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노르웨이의 태도가 형사처벌을 반대하는 국가들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내년 2월 회의서 대강 합의가 이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회원국들은 권고, 국제협정중 어떤 형식으로 형사처벌 문제를 수용할 것인가와 뇌물·수뢰인에 대한 정의를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을 놓고 이견을 조정하게 될 것』이라면서 『금액의 다과가 면책사유가 되지 않으나 단순사례비 정도는 대상에서 제외시키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OECD는 또 뇌물제공 사실이 드러날 수 있도록 회계기준과 감사인(특히 외부감사인)의 불법행위 보고의무를 강화하는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대부분 국가들은 감사인이 회사내 중대한(material) 범죄사실을 인지했을 때 미국은 사소한 범죄사실이라도 인지하는 즉시 경영진→이사회→사법당국 등의 순으로 보고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다만 프랑스는 중대 범죄사실 인지 즉시 사법당국에 보고토록 하고 있고 노르웨이도 이에 동조하고 있다. 그러나 감사인에게 준사법적 권한까지 부여할 것인가를 놓고 회원국간에 이견이 만만치 않은 상태이며 나라마다 감사시스템이 다른 것도 장애물이 되고 있다.<임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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