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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축100년전 개막] 희귀자료 한눈에
입력1999-08-30 00:00:00
수정
1999.08.30 00:00:00
이은우 기자
99건축문화의 해 조직위원회는 31일부터 경기 과천 국립미술관에서 두달간 열리는 「한국건축100년전」 전시장 내에 희귀건축소장자료전을 마련한다.이 전시회에는 1890년대부터 1970년대에까지 건축의 변천사와 당시의 사회상을 엿볼 수 있는 300여점의 희귀한 자료가 소개된다. 당시의 건축설계도면과 시가지 지도, 건축관련 잡지의 창간호·정부간행물·교육도서, 건물기록사진 등 모두 한국건축의 중요한 역사적 단서들이다.
이같은 자료들은 지금까지 개인과 기관이 별도로 소장하고 있어 일반인은 물론, 건축전문가들도 쉽게 볼 수 없었다. 조직위원회는 지난해 말부터 신문광고와 개별접촉 등을 통해 김정동(목원대 교수), 김영준(시간여행 대표), 김기억(전 철도박물관장), 신인수, 고종호씨 등 개인과 한국토지공사가 소장하고 있던 자료를 모으게 됐다.
건축도면 가운데는 천재 문학가이자 건축가인 이상(본면 김해경)의 현상공모 당선도안이 눈길을 끈다. 1930년 조선총독부 기수(건축기사)였던 이상은 당시 국내 유일의 건축전문지 「조선과 건축」의 표지 도안 현상공모에 2개의 작품을 내 1등과 3등을 차지했다.
1938년 미스코시백화점(현재 신세계백화점)의 인테리어 도면도 중요한 자료중 하나다. 그 때만 해도 국내에 인테리어에 대한 인식이 없었던 탓에 당시의 인테리어 설계도면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일제시대의 작도법도 엿볼 수 있다.
1890년 제작된 송광사 건물배치도와 상해 임시정부 위치도, 금강산 장안사 호텔 개축공사 도면, 신의주 정거장 도면 등도 눈길을 끈다.
1965년 김재철( PETER J. KIM)씨가 우리나라 건축사 1호로 취득한 1급건축사 면허증도 전시된다. 1939년의 건축신축허가신청서과 1959년 건축허기신청서가 나란히 전시돼 건축허가의 변천사를 살펴볼 수 있다.
일제시대의 가슴아픈 역사와 당시의 사회상을 드러내는 자료도 적지 않다.
지금은 일본 도쿄 하라주쿠에 세워져 있는 한일합방기념탑은 불국사 다보탑의 모습을 본 딴 것으로 이번 전시회에서 사진첩이 공개된다. 한일합방을 기념해 1910년 제작된 경성·인천 시가전도에는 주요 건물과 가로가 상세히 묘사돼 있다. 조선총독부준공사진첩(1926년)은 건물 터파기, 기념행사, 시공과정, 외관, 동원된 기술자와 비용 등에 대한 종합보고서의 형태를 띠고 있다.
해방10주년 기념 상계약도(商界略圖)와 1936년 서울지번안내도(地番區劃入大京城精圖), 1922년 연희전문학교 졸업사진첩 등과 주요 토목공사 준공사진첩은 당시의 사회상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들이다.
이밖에 해방 이전 건축관련 기술자 인명록, 지방도시의 도시계획 자료, 국내에서 설계를 하지 못해 미국 PA&E사가 설계한 정부종합청사의 건설관련자료, 주거관련 책자와 법령집 등이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조직위원회 우대성기획부장은 『자료 하나 하나에서 우리 건축의 역사 뿐 아니라 한국 근현대의 사회상을 엿볼 수 있을 것』이라며 『일반인도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자료들이므로 많은 분들이 관람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은우기자LIBR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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