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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브랜드들이 콘셉트 변신을 통해 불황에 맞서고 있다. 브랜드 명성이 높아질수록 발 빠른 변화를 구사하기 어려워지는 만큼 이들 기업이 짧게는 3년, 길게는 10년간 준비한 모습에 대한 업계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금강제화는 올 가을 시즌을 앞두고 대표 매장인 명동매장을 새롭게 단장해 15일 오픈했다고 밝혔다. 명동매장과 함께 또다른 대표매장인 강남본점도 오는 29일 리뉴얼 오픈을 앞두고 있다. 강남본점의 대대적인 변화는 매장 문을 연 2003년 말 이후 처음이다.
금강제화 매장의 변신을 이끄는 축은 잡화 브랜드 브루노말리와 수제화 브랜드 헤리티지로 알려졌다.
이들 매장에서 브루노말리는 종합 잡화 브랜드의 콘셉트를 강조한다. 핸드백 브랜드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지난해 시작한 슈즈라인을 내세워 고객들에게 '토털 패션'을 각인시킨다는 계획이다. 특히 브랜드가 출발한 이태리 볼로냐의 감성을 젊은 고객 층에 맞게 해석해 다소 노쇠한 느낌의 금강제화 이미지에도 변화를 준다는 방침이다.
변신의 또 다른 핵심은 최고급 수제화 소비층을 겨냥한 헤리티지 라운지다. 지난 3월 명동본점에서 첫 선을 보인 헤리티지 라운지는 강남본점 2층에도 자리를 잡는다. 25년 경력의 장인이 상주하면서 '수제화에 대한 모든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콘셉트로 꾸며진다.
여성복 브랜드 TNGT W를 전개하는 LG패션도 3년 만에 브랜드 리뉴얼에 나선다. TNGT W는 오는 9월께 캐주얼 열풍에 발맞춰 기존 정장 라인을 축소하는 대신 캐주얼 라인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다만 직장인을 위한 종합 코디네이션을 제안한다는 브랜드 핵심 가치는 놓치지 않는다는 것이 LG패션 측의 설명이다.
패션 브랜드들이 새 단장에 심혈을 기울이는 데에는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불황일수록 '변화만이 살 길'이라는 절박한 심정이 깔려 있다. 시즌별로 신상품을 선보이고 광고를 하는 정도로는 고객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줄 수 없다는 판단 아래 고객과의 최접점인 매장에 브랜드의 변화한 콘셉트를 담아내겠다는 전략이다.
LG패션 관계자는 "브랜드 론칭 후 시간이 흐르면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도 변하기 마련이고 사람들이 원하는 가치도 끊임없이 바뀐다"며 "브랜드의 핵심 가치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계속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노력은 필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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