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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지난 1~2일 개최한 '협력사 동반성장 대토론회'에서는 협력사의 성장을 위한 여건은 마련해주되 경쟁력을 갖춘 기업만이 과실을 향유할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 최지성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삼성전자가 성장하는 만큼 협력사가 이익을 내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지만 결과는 협력사에 달려 있다"면서 "모든 업체가 고루 성장하고 고루 이익을 내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업의 첫 번째 과제는 지속가능한 성장"이라면서 "삼성전자는 창업 이후 지난 40년간 꾸준히 성장해 지난해 매출 130조원을 달성했고 협력사도 삼성전자와 더불어 성장해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가 협력사로부터 구매한 금액이 2005년 39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61조3,000억원으로 늘어났고 순수 국내 기업으로부터 구매한 금액도 업체당 평균 2005년 51억원에서 지난해 159억원으로 연평균 33% 증가했다고 소개했다. 최 사장은 "그동안 (협력사의) 물량을 늘리는 데는 기여한 것 같다. 이제부터는 이익도 많이 드리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며 양적 성장은 물론 질적 성장이 가능하도록 지원할 것임을 밝혔다. 또 "3ㆍ4분기 실적을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협력업체의 도움과 차별화된 제품 덕에 미국과 유럽 경제 부진 등 어려운 여건에서도 선방했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180여개 협력사 대표들은 삼성전자 사장단과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삼성전자 3차 협력사인 알파비전의 송주동 대표는 "삼성전자가 세계 최고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가 해야 할 역할도 충분히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고가의 장비나 설비를 삼성전자로부터 직접 지원받아 이용하는 것은 물론 높은 금융지원의 문턱까지 낮출 수 있게 돼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토론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경영계획에 반영하고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사항을 면밀히 검토해 연말까지 구체적인 상생방안 실행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번에 이건희 회장 지시로 삼성전자가 사상 처음으로 최지성 사장을 비롯한 사장단과 2ㆍ3차 협력사까지 망라한 '동반성장 대토론회'를 개최함으로써 이 회장의 '상생경영론'도 새삼 주목을 받게 됐다. 이 회장은 1990년대 초반부터 전임직원에게 '하청업체'라는 말 대신 '협력사'라는 말을 쓰도록 하면서 협력사와의 파트너십을 강조해왔다. 또 최근에는 "경쟁력을 갖춘 협력사를 얼마나 육성하느냐에 따라 우리 회사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말하는 등 동반성장 노력을 직접 독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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