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국내 192개 상장사가 16일 동시에 주총을 개최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특히 이번 주총에서는 대기업 오너 일가의 상당수가 새로 사내 이사로 선임될 것으로 보여 이들이 어떤 역할을 맡게 될 지에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또 현금배당 확대를 놓고 경영진과 투자자가 대립하고 있는 남양유업의 주총 결과에도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1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148곳과 코스닥 44개사 등 총 192개사가 16일에 주총을 개최한다. 12월 결산법인(1,774개) 10개사 가운데 한 곳이 이날 주총을 열고 재무제표 승인과 사내ㆍ외 이사 선임 등 안건 상정에 돌입하는 셈이다.
가장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부분은 대기업 오너 일가의 경영참여 확대다. 현대제철의 경우,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대한항공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녀인 조현아 전무와 장남 조원태 전무를, 농심은 신춘호 회장의 셋째 아들이자 메가마트 부사장인 신동익씨를 사내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이번 주총에 상정한다.
특히 오너 일가의 2세나 3세가 사내 이사로 새롭게 등재됨에 따라 이들이 기업 내에서 어떠한 역할을 담당할지 또 그룹 경영권 구도에는 어떠한 변화가 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보통 오너 일가가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새롭게 등재하는 것도 경영권이 자연스럽게 대물림 되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며 “젊은 피를 수혈해 앞으로 공격적인 경영을 나설 수 있다는 점과 안정성이 흔들리면서 리스크가 높아질 수 있는 부분이 공존한다”고 분석했다.
소액주주 권리와 관련해 표 대결이 펼쳐질 가능성도 관심거리다. 미국계 ‘라자드 한국기업 지배구조 개선펀드(이하 라자드 펀드)’의 주주제안을 받은 남양유럽이 대표적이다. 라자드펀드 측은 주총을 한 달여 앞둔 지난달 14일에 현금 배당을 주당 2만5,000원으로 올릴 것과 1주당 9주의 주식 배당으로 유통주식수를 확대할 것을 주주제안으로 내놨다. 아울러 집중투표제 도입도 요구했다.
이외에 국내 정ㆍ관계 유력인사나 유명인들이 사내ㆍ외 이사로 등재될지도 이슈다. 현재 삼성카드는 공연 ‘난타’로 잘 알려진 송승환 PMC프로덕션 대표를, LG전자는 김상희 전 법무부 차관을 사외이사로 영입하는 안건을 상정한 상태다. 삼성전기는 해양경찰청장 출신인 이승재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호텔신라도 사외이사 후보로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출신의 모철민 씨를 올린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대표와 이희범 STX에너지ㆍ중공업 회장, 이주석 웅진그룹 총괄부회장 등 유명 기업인을 대거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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