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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화 나선 외국계 IT기업] "이젠 경쟁자 아닌 동반자"

기술·제품 공동개발… 사회공헌 활동…<br>퀄컴, 15년간 국내시장서 사업… 이통칩 등 개발땐 우선 공급<br>올림푸스는 日본사와 별도 운영… 이익 대부분 우리땅에 재투자

퀄컴코리아 직원들 이사회공헌활동의일 환으로 노인복지센터를 찾아 배식 등 봉사활동 등을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퀄컴코리아

방일석(앞줄 가운데) 올림푸스한국 대표와 임직원들이 내시경 검 사를 통한 조기 암 검진 캠페인인 '체크앤스마일' 을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올림푸스한국


최근 들어 글로벌 정보기술(IT) 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의 위상이 높아짐에 따라 국내에서 사업을 확대하는 외국계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때 한국을 떠났던 기업들이 다시 돌아오는가 하면 수조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한국 IT산업의 역량이 우수한데다 시장규모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는 뜻이다. 특히 이들은 사업 지속성 차원에서 기술이전과 제품 공동개발, 사회공헌활동 등을 통한 현지화에도 심혈을 쏟고 있다. "한국 거래 기업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사회공헌활동을 늘려 시민 기업으로서의 역할을 좀 더 충실히 해나가도록 할 생각입니다." 지난 6월2일 퀄컴코리아의 사령탑을 맡게 된 차영구 사장은 취임 일성으로 한국과의 동반자 관계를 강조했다. 차 사장은 "퀄컴에 한국은 대단히 중요한 시장인 만큼 한국 휴대폰 업체들이 노키아 등 글로벌 메이커를 넘어설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차 사장의 이 같은 언급은 최근 국내 시장에서 외국계 업체들의 움직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외국계 기업들은 단순히 돈만 벌어가는 것이 아니라 국내 기업과 기술제휴와 연구개발(R&D) 강화 등을 통해 일자리 창출 등 경제의 당당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과 밀접한 관계 속에서 동반 번영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경쟁업체에서 동반자로=퀄컴이 대표적인 사례다. 국내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칩 시장의 99%를 차지하고 있는 퀄컴은 1994년 4월 한국 기업과 기술사용 관련 라이선스 영업을 시작한 후 15년 동안 한국에서 꾸준히 사업을 하고 있다. 퀄컴에 있어 한국의 이동통신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이다. 퀄컴은 전체 매출의 30% 이상을 한국 시장에서 창출하고 있다. 이를 감안해 퀄컴은 이동통신 칩을 개발할 경우 다른 나라에 비해 3개월 정도 먼저 제품 로드맵 등을 제시해 한국 휴대폰 경쟁력업체에 도움을 주고 있다. 차 사장은 또 "퀄컴은 연간 글로벌 수익의 20% 정도인 20억달러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4세대 휴대폰 칩이 개발될 경우 한국에 우선적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CDMA로 맺어진 한국과의 인연을 3세대ㆍ4세대 이동통신시장에서도 이어가겠다는 의미다. 퀄컴은 현재 한국에 투자할 만한 기업을 찾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폴 제이콥스 퀄컴 회장은 4월 방한해 방송통신위원회 등 정부기관을 방문해 한국 정보통신 산업의 우수성을 높게 평가하면서 기술이 우수하고 퀄컴의 사업전략에 부합하는 한국 기업에 과감한 투자할 것을 약속했다. 실제로 퀄컴은 1999년 KTF(현 KT)에 2억달러를 투자했고 2001년에는 SK텔레콤과 함께 1,000만달러 규모의 무선 인터넷 펀드를 구성했다. 특히 지난달에는 팬택계열에 대한 로열티 미수금 7,600만달러를 출자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투자는 팬택계열의 모바일 디바이스 분야 기술 및 시장가치를 높이 평가한 데 따른 것이다. 차 사장은 "퀄컴이 한국에서 로열티만 빼간다는 잘못 굳어진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면서 "사회공헌활동 등을 더욱 늘려 기업 시민으로서 동반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퀄컴은 서울시 및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모바일 기술을 활용한 저소득층 노인들을 위한 복지안전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공동협력사업으로 화상 모바일폰의 움직임 감지 센서와 긴급 콜 기능을 활용해 어르신들과 요양보호사를 핫라인으로 연결, 신속한 조치가 가능하게 된다. 퀄컴 직원들은 시간이 나는 대로 서울노인복지센터를 방문해 급식봉사를 하고 서울 양재천 지킴이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지화 작업에도 심혈=올림푸스는 카메라ㆍ렌즈 등 광학 분야에서 90년의 역사를 가진 대표 기업이다. 올림푸스한국은 올림푸스사가 설립한 6번째 독립법인으로 2000년 출범했다. 삼성전자에서 10년간 일본 주재원으로 근무했던 방일석 올림푸스한국 대표는 한국법인을 단순한 판매지사가 아닌 본사에서 전권을 위임 받은 현지 법인 형태로 독립경영을 유지해오고 있다. 방 대표는 올림푸스한국을 토종기업이라고 말한다. 올림푸스한국은 일본 본사와 별도로 자립적으로 운영되고 주주배당을 최소화해 이익 대부분을 한국에 재투자하고 있다. 올림푸스한국은 2004년 7월 의료사업부를 출범시킨 후 광학 부문의 장점을 바탕으로 내시경 분야에서 국내 1위를 차지하는 등 의료 부문에 진입했다. 올림푸스한국은 올해 4월 광학 솔루션과 생명공학 등 다양한 사업영역을 보유한 자회사 ㈜비첸을 중심으로 글로벌 무대에 본격 진출하겠다고 발표했다. ㈜비첸은 광학 부문, 의료ㆍ바이오 부문으로 구성됐다. 특히 의료ㆍ바이오 부문은 지방 재생줄기세포 사업과 인공뼈, 바이오 덴틀케어 사업 등이 진행된다. 비첸은 본격적으로 글로벌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올림푸스한국과 비첸의 대표인 방 대표는 "의료ㆍ바이오 부문에서 세계 시장에 '메이드 인 코리아' 이름으로 새로운 사업결과를 내놓는 것이 목표"라며 "세계 시장으로 뻗어나가는 한국 발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가 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비첸은 미국 굴지의 생명공학(BT) 기업인 사이토리사와 제휴해 지방 재생줄기세포를 이용한 피부재생 및 재건 솔루션을 도입,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올림푸스한국은 내시경 개발뿐만 아니라 종합적인 의료장비 기기 등을 개발해 사업을 확장, 종합의료기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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