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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재래시장 日진출 봇물 배경
입력2001-02-18 00:00:00
수정
2001.02.18 00:00:00
국내 재래시장 日진출 봇물 배경
작년 도쿄 시부야 동대문시장 성공후 급증
지난해 10월 도쿄 시부야의 '동대문 시장'이 일본 현지에서 큰 호응을 얻으며 문을 연 이후 국내 재래시장의 일본 진출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진출현황
시부야 '동대문 시장'의 분양을 맡았던 마케트 프로덕션은 '동대문시장'이 오픈 약 두달여 만에 약 4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는 등 큰 성공을 거두자 곧 이어 요코하마에도 '동대문 시장' 2호점을 내기로 했다.
또 3월께 오사카에 위치한 코리아 타운 내에 도매를 전문으로 하는 '동대문 쇼핑몰'이 오픈을 준비중이며, 홋카이도 오타루시의 '코리아 쇼핑센터', 동경 신주쿠의 '한국시장' 등 올해만도 10여 개에 이르는 동대문식 쇼핑몰이 일본 내에 오픈 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계 미야비그룹의 계열사인 동영물산주식회사 등 일본 내에 동대문식 쇼핑 몰 오픈을 준비하는 업체들이 날로 늘어 우리나라 재래시장 상인들을 대상으로 한 입점 설명회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이중에는 분양을 전문으로 하는 일반 업체는 물론이고 규슈 철도회사, 사가시 등 일본의 관공서 등에서도 쇼핑 몰 설립을 적극 추진하고 있어 일본 내에 동대문 쇼핑 몰의 열기를 가늠케 한다.
또 일본의 벤처업체인 슈딘사는 이달 초부터 동대문 시장의 제품을 온라인상에서 판매하는 사이트(www.todaimon.ne.jp)를 개설했다. 특히 이 사이트는 단순히 제품판매뿐 아니라 동대문에 관한 정보와 뉴스를 동영상으로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해 일본 현지인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진출배경
이같이 일본내에 동대문식 쇼핑몰 오픈 열기가 후끈 달아 오르고 있는 것은 일본의 경제 상황과 우리나라 재래시장의 해외진출에 대한 필요가 시기적으로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은 연이은 주가 하락과 0%대의 저금리로 인해 마땅히 투자할 곳이 없는 상황이다. 또 소고 백화점을 비롯한 대형 유통업체들이 도산하면서 빈 건물들이 늘어나자 우리나라 동대문 쇼핑몰을 주목하게 된 것.
동대문식 쇼핑몰은 한꺼번에 많은 점포를 분양할수 있는데다 수익또한 높아 일본 분양개발 업체들에게는 그야말로 '황금을 낳는 거위'로 비쳐지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부터 일본 현지에서 한국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동대문 의류와 액세서리 등이 큰 인기를 끌고 잇다는 점도 일본 분양업자들에게는 동대문식 쇼핑몰 건립을 추진하는데 또 하나의 잇점으로 작용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전국적으로 대형 쇼핑몰의 과포화 현상이 벌어지면서 '파이쪼개먹기'경쟁이 극에 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방뿐 아니라 수도권에까지 대형 이벤트등을 개최하는 동대문식 쇼핑몰들이 잇따라 들어서 각 상가의 손님들이 크게 줄고 있는 것. 결국 국내 시장의 한계 극복을 위해 해외진출이 재래시장의 생사를 좌우하는 중대한 사안이 될 수밖에 없다.
동타닷컴의 신용남 사장은 "과거 우리나라가 IMF시기를 거치면서 오히려 동대문 시장은 큰 성공을 거둘수 있었다"며 "현재와 같은 일본의 경제 불황이 우리에게는 호재로 작용할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경제 불황을 틈타 비교적 저렴한 임대비와 좋은 계약 조건으로 시장에 진입할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는 이야기다.
◆전망과 과제
그러나 한켠에서는 이 같은 일본 진출 붐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만만치 않다. 일본 진출에 대한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현재와 같은 '싸구려 이미지'를 내세운 전술로는 오래갈 수 없다는 것.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김양희박사는 "시부야 동대문과 같이 흥정과 에누리를 내세운 저가 정책으로는 그 생명이 오래가기 힘들다"며 "또 일본의 분양개발업자들의 일방적인 선전만 믿고 섣불리 진출했다가는 사후 상가관리 등이 제대로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그들의 잇속만 챙겨주는 꼴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남대문 외국인안내소의 고동철 소장은 "일부에선 외곽 상권에 들어선 초라한 외관의 동대문식 쇼핑몰이 오히려 한국의 이미지를 망쳐놓고 있다고 걱정하는 소리가 높다"며 "고정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질 좋은 제품뿐 아니라 쾌적한 쇼핑환경을 제공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윤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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