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으로 JY 그룹 지배력 강화(상보)
2020년 매출 60조원 공룡기업 탄생순환출자구조 단순해져 지주사 전환 큰그림
서일범기자 squiz@sed.co.kr
(사진=연합뉴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26일 이사회를 열어 합병을 결의하면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재편작업 역시 속도를 낼 전망이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삼성SDI와 제일모직 소재부문을 합병하고 제일모직, 삼성SDS를 상장하는 등 일련의 사업구조 재편 작업을 추진해왔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삼성의 지주사 전환을 두고 다양한 시나리오가 흘러 나왔으나 이번 합병을 통해 큰 그림은 완성했다는는 분석이 많다. 지배구조 단순화에 따라 순환출자 구조도 해소될 전망이다.
먼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그룹 지배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제일모직 지분 23.23%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제일모직은 또한 삼성전자(4.1%), 삼성SDS(17.1%) 등의 지분을 갖고 있어 자연히 그룹 지배력을 키울 수 있다.
합병회사의 사명(社名)을 삼성물산으로 정한 것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삼성물산은 삼성그룹의 모태로,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의 후계자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공표하는 상징적 의미를 부여할 수 있어서다.
한편 합병회사의 매출은 2014년 기준 34조원으로 초대형 건설·상사·패션·리조트·식음 등 종합 서비스 기업이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핵심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과 시너지를 강화해 2020년 매출 60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제일모직은 1963년 설립돼 부동산·테마파크 사업을 시작으로 건설, 식음서비스로 사업영역을 확장해 왔으며, 2013년에는 옛 제일모직으로부터 패션사업을 인수하고 2014년 말에는 상장했다.
삼성물산은 삼성그룹의 모태기업으로 1938년 설립된 이후 1975년 종합상사 1호로 지정됐다. 1995년 삼성건설 합병 후에는 건설과 상사부문으로 나뉘어 전세계 50여개국에서 글로벌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윤주화 제일모직 사장은 “이번 합병은 회사의 핵심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해 글로벌 리딩 컴퍼니로 성장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며 “인간의 삶 전반에 걸친 토탈 프리미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은 “패션, 바이오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삼성물산이 보유한 글로벌 오퍼레이션 역량과 제일모직의 특화 역량을 결합해 사업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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