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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銀, 연말 노사관계 '시끌'
입력2004-12-21 09:24:15
수정
2004.12.21 09:24:15
올해 옛 한미은행 노동조합이 시중은행 최장기파업기록을 세우는 등 심각한 갈등을 빚었던 은행권 노사가 연말에도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21일 금융계에 따르면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최근 하나은행에 대해 노조활동 방해 등의 부당 노동행위에 대한 시정명령을 내리자 하나은행은 법적 대응을 포함, 이에 강력히 대응한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서울지노위는 하나은행이 옛 서울은행 노조와 2003년 단체교섭을 거부하고 ▲2002년 12월 이후 입행한 직원들이 서울은행 노조의 인터넷 게시판에 접속하는 것을차단하는 등 이들의 노조가입을 방해했으며 ▲서울은행 노조간부 1명을 부당한 방법으로 해고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하나은행에 대해 이같은 처분을 내렸다.
하나은행은 그러나 지노위의 처분에 대해 재심을 청구할 계획이라며 반박하고나섰다.
하나은행은 또 노조간부의 부당해고 건과 관련해서는 형사고발 조치 등의 법적대응을 할 방침이다.
씨티은행 서울지점과 한미은행의 통합법인인 한국씨티은행은 씨티은행 서울지점노동조합의 장기 부분파업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씨티은행 서울지점 노조는 지난 10월부터 임금과 근로조건 등을 한미은행 출신직원들과 동등한 수준으로 향상시켜 달라며 파업을 벌여오고 있으며 지난 16일부터는 옛 한미은행 본점으로 파업장소를 이동,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씨티은행 서울지점 노조 관계자는 "노동의 강도는 여타의 어느 은행보다도 세지만 임금은 한미은행 직원들의 60~70%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며 "두 기관이 통합한만큼 씨티 출신 직원의 보수 수준을 한미은행 출신과 맞춰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측은 그러나 씨티노조의 파업에 대해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은행측 관계자는 "통합기관 출범 등으로 아직 노사간에 원활한 의사소통이 이뤄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면서도 "뭐라고 단정지어 말할 수는 없지만파업이 계속되면 은행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인력감축과 특수영업팀 발령을 놓고 갈등을 겪은 바 있는 외환은행 노사가 올해 임금 단체협상에서 불임여성 휴직제도와 의료비 보조금 증액 등 일부 안건에 대해서만 합의를 도출했을 뿐 임금인상 등 핵심안건에 대해서는 이견을 좁히지못하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는 인력감축 문제가 사실상 일단락된 만큼 직원들의 급여를 '리딩뱅크' 수준으로 올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은행측은 이에 대해 임금과 복지부문을 종합적으로 협상하자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양측은 세차례의 대표교섭에도 불구,평행선을 이어오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씨티그룹과 HSBC(홍콩상하이은행) 등 거대 외국계 금융기관이국내시장에 대거 진출하거나 진출 계획을 세우면서 은행권은 급변하고 있다"며 "상황변화에 따른 이해관계 재설정으로 은행권 노사가 연말에도 각종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준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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