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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의존증 환자 다섯 명 중 한 명은 당뇨병을 앓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일반인의 당뇨병 발생 비율보다 2배가량 높은 수치다. 알코올 의존증은 병적인 음주 양상을 보이면서 음주에 따른 사회적·직업적 기능 장애가 있는 경우, 내성이나 금단 증상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국내 성인 유병률은 7.3%(남 11.7%, 여 2.2%)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정신과 김대진 교수팀은 지난 2009년 4~11월 알코올 중독 치료전문병원에서 알코올 의존증으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남성환자 226명을 대상으로 경구 당부하 검사를 실시한 결과 20.4%(46명)가 당뇨병으로, 30.2%(69명)는 당뇨 전 단계인 내당능장애로 각각 진단됐다고 21일 밝혔다. 문제는 알코올 의존증에 당뇨병이 있으면 인지기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연구팀이 알코올 의존증 환자 중 정상군(92명)과 당뇨군(46명)으로 나눠 전두엽기능을 측정한 결과 당뇨군에서 검사항목의 평균치가 전반적으로 정상군보다 낮았으며 특히 기억등록 및 길 만들기 검사(Trail Making Test B)에서 당뇨군이 정상군에 비해 현저히 인지기능이 떨어졌다. 김 교수는 "과도한 음주는 췌장의 호르몬 분비기능을 악화시켜 당 분해 능력을 떨어뜨리고 당뇨병으로 이어지게 한다"면서 "알코올 의존증 환자뿐 아니라 음주량이 많고 음주 횟수가 잦은 사람은 좀 더 면밀한 검사를 통해 당뇨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논문은 중독분야 저명학술지인 '알코올리즘(Alcoholism)'과 '뉴로사이언스레터(Neuroscience Letter)'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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