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동통신사업자에 비상이 걸렸다. 와이파이와 3G로 무료로 혹은 저렴하게 음성통화를 할 수 있는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에스비인터랙티브가 지난달 24일 애플 앱스토어에 출시한 mVoIP 서비스인 '수다폰' 앱 베타 버전은 열흘도 안 돼 다운로드 수는 3일 현재 15만건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사용자의 휴대폰 번호를 그대로 사용하는 데다 아이폰 이용자 끼리 무료통화를 할 수 있고, 아이폰에서 유선전화로 전화해도 요금이 싸기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다. 아직까진 통화 품질이 떨어지지만 통화품질을 높이면 급격하게 이용자 수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카이프도 인기다. 지난 6월 전 세계적으로 아이폰용 앱을 내놓아 주목을 받은 스카이프는 최근 안드로이드용 앱도 내놓고 국내 시장 마케팅에도 시동을 걸고 있다. 와이파이에 기반한 무료 영상통화도 점차 이용자 수를 늘려가고 있다. mVoIP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국내 주요 통신사는 당장 큰 타격을 입는다. 통신사 역시 mVoIP가 장기적으로 음성통화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는 점을 대체로 인정한다. SK텔레콤의 지난 3분기 음성통화 매출은 6,710억원, KT의 지난 2분기 음성통화 매출은 4,085억원. mVoIP가 이용자 수를 확장하면 매출액 상당수가 사라질 게 불을 보듯 뻔하다. 현재 mVoIP에 대한 통신사들의 입장은 다소 다르다. SK텔레콤은 최근 일부 데이터를 mVoIP로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 데 반해 KT는 3G망의 mVoIP 이용을 막지는 않지만 공식적으로 허용하지도 않은 어중간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6월 이동통신망에서는 이동전화로, 와이파이 지역에서는 070 전화로 사용할 수 있는 FMC(유무선융합) 서비스인 'OZ 070'을 내놓아 mVoIP 사업에 직접적 뛰어든 모양새다. 물론 변수는 있다. 와이파이와 3G망을 통신사가 구축하기 때문에 mVoIP 서비스는 '무임승차' 논란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 통신사들은 mVoIP가 음성통화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에 대비해 대체 수익원을 찾는 데 힘쓰고 있다. 최근 통신사들이 앞다퉈 클라우드 및 모바일 오피스 사업, 플랫폼 사업과 IPE(기업생산성증대) 등에 뛰어든 이유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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