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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째 콜록콜록 … 감기인 줄 알았는데 혹시 결핵?

스트레스·과로·다이어트 …

젊은층 면역력 저하가 원인

후진국 병 결핵 다시 고개

한 남성이 결핵 진단을 위한 흉부 X선 촬영을 하고 있다. 결핵 발생을 예방하려면 평소 충분한 영양 섭취와 운동 등으로 몸의 면역력을 높여야 한다. /서울경제DB


보건 당국이 최근 감염성 결핵 환자 1만2,000여명이 약을 제대로 복용하는지 직접 확인하기로 하는 등 강도 높은 결핵관리대책을 내놓으면서 결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결핵 발병률은 경제발전과 더불어 급격한 감소율을 보이며 한때 1960년대의 7분의1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거의 박멸단계에 이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결핵환자 수가 다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2003년까지만 하더라도 신규 발생 결핵 환자 수가 3만1,000명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이후 다시 증가로 돌아서 2005년부터는 매년 3만4,000~3만9,000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결핵 발생인구는 10만명당 100명꼴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1위다. 이는 22명인 일본의 4.5배 수준이며 12.7명인 OECD 평균에 비하면 8배다. 결핵으로 사망한 사람도 OECD 국가 중 1위다. 2013년 기준 10만명당 4.4명으로 OECD 평균인 1.9명보다 2배 이상 많다. 특히 우리나라는 전체 결핵 환자의 30% 정도가 20~30대로 전형적인 후진국형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면 최근 들어 후진국 병인 결핵이 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젊은층의 학업 스트레스와 체력 저하, 면역력 저하를 결핵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심윤수 한림대강남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과거 못살던 시절에는 영양부족이 발병 원인이었지만 요즘에는 스트레스나 불규칙한 생활, 다이어트, 과로로 인한 면역력 저하 등이 새로운 발병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특히 청소년들의 경우 과도한 입시 스트레스와 운동 부족으로 인한 체력 저하, 불규칙한 식사 등으로 면역력이 저하되고 생활패턴이 PC방 등 실내생활 위주로 바뀌면서 결핵 감염이 용이한 환경에 쉽게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핵은 상당 부분 진행돼도 전혀 증상이 없다가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기침과 가래·피로감·신경과민·미열이 결핵의 초기 증세이지만 이는 건강한 사람들도 흔히 경험하는 것이기 때문에 증세가 나타나더라도 자각하지 못하거나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게 된다. 기침과 가래를 주로 하는 감기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면 폐결핵을 의심해봐야 한다.

결핵이라고 하면 흔히 폐결핵을 생각하지만 결핵은 우리 몸 어디에나 발생할 수 있는 전신질환이다.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폐결핵 외에 결핵이 주로 생기는 곳은 흉막·임파선·뇌·척추·관절·신장·간·대장·복막·생식기 등이며 발병한 부위에 따라 증상도 진단법도 다르다. 가끔 주위에서 늑막염을 앓았다는 사람을 볼 수 있는데 이 늑막염의 대부분은 바로 폐를 둘러싸고 있는 흉막에 결핵균이 침범해 생기는 결핵성 흉막염을 뜻한다.

결핵은 제3군 법정 전염병으로 결핵의 전염은 폐결핵 환자가 기침할 때 가래에 결핵균이 공기 중에 떠나가다가 다른 사람의 폐에 들어가면서 생긴다. 그러나 결핵균이 침입했다고 해서 누구나 결핵에 걸리는 것은 아니고 결핵 환자라고 해서 모두 다 결핵균을 배출하는 것은 아니다.

심 교수는 "가래에 결핵균이 나오는 환자라도 약 2주 정도 결핵약을 복용하면 대부분의 환자는 전염성이 없어진다"며 "그러나 진단 받기 전부터 환자와 같이 생활해온 가족들은 모두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진단은 대부분 흉부 X선 사진을 찍거나 가래 검사를 하고 특히 소아는 결핵균의 단백질 성분을 팔에 주사해 2~3일 후에 나타나는 반응을 통해 결핵균이 몸 안에 들어온 적이 있는지 알아보는 투베르쿨린 피부반응검사를 한다.

결핵 환자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 있는 객혈의 경우 실제는 많지 않으며 치료 전이나 치료 도중 혹은 완치된 후에도 간혹 나타날 수가 있다.

결핵은 난치병이 아닌 만큼 약을 꾸준히 복용하면 완치될 수 있다.



심 교수는 "예전에는 결핵이 불치의 병이라고 생각하고 치료를 포기했었지만 이제는 오히려 치료가 쉽다고 해서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는 것이 더 문제가 되고 있다"며 "약을 6개월 이상 꾸준히 먹기만 하면 완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많은 양의 약을 장기간 복용해야 하는 점과 복용시의 소화장애·복통 등의 부작용으로 인해 환자가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약 복용을 임의로 중단하면 결핵이 다시 재발할 우려가 크다.

결핵약 복용을 중단하면 결핵균에 내성이 생겨서 그 다음에는 부작용이 큰 2차 약을 장기간 투여해야 하므로 완치의 가능성은 줄어들고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결핵약의 부작용으로는 간수치 상승과 약물성 간염이 흔하며 여드름이나 가려움증도 자주 동반된다. 결핵의 1차 약 중에 '피라지나마이드(Pyrazinamide)'는 우리 몸의 요산 수치를 올리기 때문에 드물게 통풍을 유발시킨다.

또 청력장애와 평형감각장애, 위장장애, 간질성 경련, 관절통, 시력장애나 말초신경염 등이 올 수 있다. 이러한 부작용이 나타나면 투약을 임으로 중단하지 말고 반드시 의사와 상의한 후 복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중요한 결핵약인 '리팜피신(rifampicin)' 때문에 복용 중에 눈물이나 소변이 오렌지색을 띨 수도 있는데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치료 기간 동안에는 반드시 금주·금연해야 하며 영양섭취를 위해 되도록 음식을 골고루 충분히 먹는 것이 좋다. 보약이나 건강식품 등은 오히려 간염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또한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병이 호전되는지 또는 약제에 반응이 없는지를 관찰해야 한다.

결핵균의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충분한 영양섭취와 정기적인 운동 등으로 면역력을 길러두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결핵약을 복용한 지 2주가 되지 않은 환자와의 접촉은 되도록 피해야 한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실내장소는 수시로 환기를 하는 것이 좋다.

결핵 예방주사인 BCG는 생후 한 달 만에 맞는 주사로 주사 맞은 자리에 조그마한 흉터를 남길 뿐 부작용이 그리 심하지 않으므로 결핵이 흔한 우리나라에서는 반드시 접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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