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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주식투자 비중 40%의 명암
입력2003-10-20 00:00:00
수정
2003.10.20 00:00:00
정문재 기자
상장주식 중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의 시가총액 비중이 3개월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조만간 40%를 넘어설 전망이다. 외국인 비중 증가는 그 동안 증시활성화와 기업의 투명경영에 도움을 주는 `순기능`이 부각돼 왔으나 이제는 `역기능`을 경계할 상황이 됐다. 국내 주식시장의 외국인 비중이 `만수위`에 육박했기 때문이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주말기준 상장주식의 전체 시가총액 324조4,608억원에서 외국인 보유분이 39.44%(127조9,821억원)를 차지했다.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은 지난 1997년 14.6%에서 98년 18.6%, 99년 21.9%, 2000년 30.1%, 2001년 36.6%로 늘어났으며 지난해 35.46%로 줄어들었다가 올들어 다시 급증,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시가총액 상위 100개사 가운데 78개 기업에서 외국인 비중이 30% 이상이고, 한라공조(91%), 한미은행(88%), 국민은행(70%), 삼성전자(58%)등 10개사는 외국인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
이같은 외국인 비중은 다른 주요국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이 일본 18.8%(2001년3월 기준), 대만 15.9%(2001년말 기준), 독일 19.9%, 영국 32.4%, 프랑스 36.5%, 스웨덴 34.7%(이상 2000년말 기준) 등을 능가하고 있다.
외국인 비중 확대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지나치면 증시가 외부 요인들에 크게 좌우돼 많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국부유출이 많아지고 북한 핵이나 사스, 국정혼란 등 악재요인이 생길 때 매물이 폭주함으로써 안정성을 크게 해치는 측면도 있다. 뿐만 아니라 정부의 정책과 통상협상 등에서도 외국인의 입김이 높아지게 된다.
개별기업의 경우도 외국인 비중 증가가 경영의 투명성 제고나 주주중심 경영 등에 도움이 되지만 역기능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외국인이 증가된 지분을 앞세워 경영에 지나치게 간섭할 가능성이 있고 심할 경우 경영권까지 위협할 수 있다.
당장 증시에도 부담요인이 되고 있다. 글로벌펀드들은 대개 이머징 마켓에서의 포트폴리오 비중을 2% 안팎으로 가져가는데 상당수가 이미 그 숫자를 채웠다. 또 국제 펀드매니저들은 20~30% 수익이 발생하면 수익을 현실화하려는 성향이 있어 가까운 시기에 차익실현 매물을 쏟아낼 가능성이 있다.
외국인의 일방적인 시장지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내 기관투자가의 역량을 높여야 하며, 중장기 간접투자가 활발해지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수백조원에 달하는 시중 부동자금을 증시로 끌어들여야 한다. 그것은 증시의 안정기반을 공고히 할 뿐만 아니라 부동산을 잡고 투자를 활성화시키는 일석삼조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보다 적극적으로 증시활성화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정문재기자 timoth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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