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이 폭락하면서 한국은행이 최근 2년간 공격적으로 사들인 금 투자에 대한 평가손실도 커지고 있다.
23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현재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금 선물 8월 인도분은 5.80달러(0.5%) 상승한 온스당 1,292.10달러에 거래됐다. 전일 6% 급락에 따라 소폭 반등한 모양새지만 여전히 온스당 1,300달러 선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금 선물가격이 1,300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0년 9월 이후 2년 9개월 만이다.
금값은 지난 2011년 9월5일 1,900.2달러에서 최고점을 찍은 뒤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출구전략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을 포함한 국제 원자재가격의 하락속도는 더 빨라졌다.
공교롭게도 한국은행이 본격적으로 금 투자에 나선 것은 2011년 7월부터다. '상투'를 잡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기존에 14.4톤의 금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2011년 7월 25톤 ▦2011년 11월 15톤 ▦2012년 7월 16톤 ▦2012년 11월 14톤 ▦지난 2월 20톤 등 5차례에 걸쳐 투자규모를 늘려왔다. 현재 보유한 금은 총 104.4톤으로 지난 5월 현재 평가액은 47억9,000만 달러다.
한국은행은 보유 금의 평가손실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우려할 사항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금은 실물자산으로 국제금융시장의 극단적 꼬리위험(tail risk)에 대응할 수 있는 안전판 역할을 한다는 논리다.
외환보유액이 3,000억달러를 넘어서면서 투자처 다변화를 위해서도 금 편입은 필요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만 해도 금값이 20% 이상 빠지면서 한은 입장에서도 금값 하락은 불편한 이슈가 됐다. 한은 관계자는 "당장 사고파는 자산도 아니라 단기적인 손익평가는 큰 의미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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