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늘리는 면세점

외국인 방문 급증에 매출 사상최대

롯데·신라 등 확대 요청 20건 달해

외국인 전용 오픈 서둘러 '큰 손' 중국관광객모시기

롯데ㆍ신라 등 면세점들이 서울세관에 면적변경을 잇따라 요청하고 있다.

한류 열풍을 타고 외국인들의 한국방문이 급증하고 있는데다 한국 제품을 선호하는 외국인들도 대거 늘었기 때문이다.

30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면세점 면적확장과 변경을 요청한 곳은 20건에 달한다. 17건은 매장용도 변경이었고 롯데DF리테일ㆍ롯데월드면세점ㆍ호텔신라면세점 등 3건은 면적확장이었다. 서울 시내 면세점이 6개인 점을 감안하면 50%가 매장을 늘린 셈이다. 현재 시내 면세점 전체 매장면적은 3만6,372㎡인데 확장된 면적은 2,020㎡로 전체의 5.5%에 해당한다.

서울세관의 한 관계자는 "면세점 매출이 사상최대를 기록하고 외국인들의 한국방문이 크게 증가하면서 면세점들이 대거 면적확대를 요청하고 있다"며 "특히 한국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용도변경의 경우 기존 수입품 코너를 국산품 매장으로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면세점들이 공격적으로 매장확대에 나서는 것은 매출이 사상최대를 기록할 정도로 장사가 잘되기 때문이다.

특히 면세점 매출 가운데 중국인의 비중은 사상 처음으로 일본인을 앞지르며 최대 고객으로 올라섰다. 올해 상반기의 경우 롯데ㆍ신라 등 주요 면세점 매출은 30%대의 신장률을 기록하며 최고치를 돌파했다.

신라면세점의 상반기 매출은 9,059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01억 원으로 4배 가량 급증했다. 특히 불황의 골이 깊어진 2ㆍ4분기에 호실적을 거뒀다. 신라면세점의 2분기 매출은 전년대비 43.1% 신장한 4,858억원, 영업이익은 797.3% 급증한 341억원을 기록했다. 신라면세점은 올해 연 매출이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롯데면세점의 신장세도 가팔랐다. 롯데면세점 소공점은 올 상반기 지난해 같은 기간(4,500억원)보다 33% 신장해 6,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전국 10개 점포 매출이 전년 보다 11% 가량 늘어 3조원을 무난히 넘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면세점들이 경기불황에도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는 것은 해외 여행객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고,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도 급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토해양부와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제항공 여객은 지난해보다 14.6% 늘어난 2,287만 명으로 역대 최대치로 집계됐다. 외국인 관광객은 지난해보다 23% 증가한 533만명이 방문했으며 특히 일본·중국 관광객이 30% 이상 늘어났다.

이런 가운데 백화점에 이어 면세점에서도 중국인 매출이 올해 상반기에 처음으로 일본인 매출을 앞서기 시작했다. 중국인이 백화점에 이어 면세점에서도 '큰손'으로 부상하게 된 것이다.



신라면세점은 중국인 매출 비중이 52.6%를 기록해 1위에 올랐다. 이어 일본인(33.6%), 기타(13.8%) 순이었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일본인의 비중(40.1%)이 중국인(39.8%)보다 높았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4월 처음으로 중국인 매출액이 일본인 매출액을 앞서기 시작했다. 제주점을 찾은 중국인 크루즈 관광객만 상반기 12만명(총 86대)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제주점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배나 증가했다.

롯데면세점의 한 관계자는 "올해 누적매출에서 중국인 매출이 일본인 매출을 크게 앞설 것"이라며 "중국 고객은 매년 100% 가까이 증가하고 있고 다음달 비자 간소화 정책이 실시되면 하반기 중국 매출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은 중국 현지 홍보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중국인이 지불수단으로 주로 사용하는 은련카드 혜택을 늘리는 등 중국 고객 모시기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정부도 일자리 창출과 외화획득을 위해 외국인 전용 면세점 오픈을 서두르고 있다. 규제개혁위원회는 다음달 최종 허용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사업자 및 유치지역 선정을 위한 기본계획 확정, 신청, 사업자 선정 등 절차에 3∼5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외국인 전용면세점 오픈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전용 시내면세점은 국내에 거주하지 않는 외국인에 한해 시내면세점을 이용할 수 있는 제도로 미국, 호주 등에서 시행되고 있다.

관세청은 외국인 전용 면세점이 들어서면 관광객 유치는 물론 우수 중소기업제품의 판매 확대와 외국진출 기회 부여, 무역수지 개선 등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