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사진) 전 한국은행 총재가 퇴임 이후 처음으로 대외 공개석상에 나선다. 자리에서 물러난 후 '새 총재에 대한 예의'를 이유로 대외 공개 발언을 극도로 피해왔던데다 최근 기준금리 인상시기 등을 놓고 통화 정책의 실기(失機)에 대한 비판이 거센 상황이라 그의 발언에 각별하게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 전 총재는 오는 23일 신한금융투자가 개최하는 '2011 리서치 포럼'에 참석, '위기 이후 경제 금융환경'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한다. 이 전 총재는 이번 특강에서 실물경제와 금융환경을 전반적으로 조망하고 최근 이슈들에 대한 견해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총재는 지난 3월 퇴임한 후 공개 강연은 물론이고 언론과의 접촉도 삼가왔다. 한은의 한 고위관계자는 "김중수 총재의 정책에 괜스레 부담을 줄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언론 인터뷰 등을 꺼려왔고 적어도 1년 정도는 이런 자세를 유지할 것으로 안다"며 "이번 강연은 지극히 예외적인 경우로 보인다"고 전했다. 신한금융투자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회사와의 친분은 없고 리서치센터장이 직접 찾아 뵙고 요청을 한 것을 수락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한은 안팎에서는 이 전 총재의 성향상 기준금리 문제 등에 대해 직설적 화법으로 발언을 하지는 않겠지만 어떤 형식으로든 최근의 통화정책에 대해 얘기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 전 총재가 재임 시절 유독 '매파적 성향'을 보였던 상황에서 7월 이후 계속된 기준금리 동결로 한은의 신뢰에 금이 가고 있는 점에 대해 어떤 입장을 표명할지도 주목하고 있다. 다만 장기간 공석 상태로 놓여 있는 금융통화위원 문제 등 조직 내부 상황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할 것으로 한은 관계자는 내다봤다. 한은 관계자에 따르면 이 전 총재는 퇴임 이후 한은 고문 자격으로 일주일에 서너 차례 사무실에 잠깐씩 들르고 있으며 전직 한은 임원들과 가끔씩 골프 회동을 갖고 있을 뿐 특별한 대외 활동은 하지 않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