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만 하면… 한국차 더 강력해진다
■ 주총 빅데이… 현대차, 철분말 직접 만든다 "완성차 품질 높이자" 2017년 양산 목표로 국산화 추진
맹준호기자 next@sed.co.kr
임지훈기자 jhlim@sed.co.kr
현대자동차가 2017년 양산을 목표로 '철분말' 사업을 시작한다. 철분말은 내연기관과 변속기 주요 부품과 일부 전자 부품을 을 만드는 데 쓰이는 핵심 소재로 지금까지는 100% 수입에 의존해왔다.
현대차는 15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기타 제철 및 제강업'을 목적사업에 추가하는 정관 일부 변경 의안을 통과시켰다.
이날 현대차가 목적사업에 추가한 기타 제철 및 제강업은 구체적으로 철분말 개발 및 양산 계획을 뜻한다. 김충호 현대차 사장은 주총에서 "현재 현대ㆍ기아차 남양연구소에서 연구에 돌입한 상태"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산하에 현대제철이라는 종합제철회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가 직접 철분말 개발에 뛰어드는 이유는 이 제품의 용도가 주로 자동차 분야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엔진의 주요 구성품인 캠 스프로켓, 콘 로드, 오일펌프 로터, 크랭크 스프로켓과 변속기의 컨트롤 기어, 시프트 기어, 유성 캐리어뿐만 아니라 쇽업쇼버와 파워스티어링 부품의 일부도 철분말을 이용해 만든다.
이들 부품은 고도의 정밀도와 강도를 요구하는 것들이어서 철 분말을 주형에 넣고 압력을 가한 뒤 녹는점 이하의 온도에서 가열해 성형하는 '소결(sintering)' 공정으로 제작한다.
그러나 국내 철강업계는 그동안 소결 성형 철강제품의 원료인 철분말을 생산하지 않았고 국내 수요는 전량 일본 JFE스틸 등 해외에 의존해왔다. 2011년 기준 국내 철분말 수요는 현대ㆍ기아차의 4만톤을 포함해 총 7만2,000톤 규모였지만 포스코는 지난해에야 철분말 사업 진출을 선언하고 현재 광양제철소 내 연산 3만톤 규모의 생산시설을 짓고 있다.
세계적인 철강사인 포스코로서는 그간 국내 철분말 시장 규모가 작아 사업 진출의 효율이 없다고 판단했지만 몇 년 전부터 '판재와 선재뿐만 아니라 자동차 회사가 원하는 모든 제품을 패키지로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면서 지난해 사업 진출을 결정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철분말을 자체 개발해 국산화하면 수입에 의존하던 때와는 달리 안정적인 소재 수급이 가능해진다"면서 "현대차는 특히 자동차 부품 제작에 최적화된 철분말을 개발ㆍ생산해 완성차 품질을 한 단계 높이려고 한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남양연구소 연구진이 현대제철 및 소결 분야 협력업체들과 협업해 우수한 철분말을 개발해나갈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소재 분야 발전을 위해 완성차 업체가 투자한다는 면에도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정의선 부회장과 김충호 사장을 사내이사에, 남성일 서강대 교수와 이유재 서울대 교수를 사외이사에 재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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