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가족과 친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추석에 명절 분위기를 돋우는 데는 한복이 제격이다. 최근에는 한복을 입을 기회가 많이 줄었지만 추석은 모처럼 화사한 한복맵시를 뽐내 볼 좋은 기회다. 연휴가 유난히 긴 이번 추석에는 화사한 한복을 입고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고궁 및 근교로 나가 멋진 자태를 카메라에 담아보는 것은 어떨까? 전문가의 조언을 얻어 올 가을 유행할 한복 트렌드와 체형별 입는 법을 알아본다. ◇복고적 디자인과 자연스러운 색상 인기 = 올 가을에는 한복에도 고급스러움이 가미되면서 화려한 문양의 한복보다는 소재나 색감 등의 조화가 잘 이뤄져 단아한 멋을 내는 한복이 인기다.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색상에 고급스러움을 주는 천연 소재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 디자인과 스타일에서 저고리 기장은 조금 길어지고 고름의 너비와 길이는 좁고 짧으며 동정과 깃은 약간씩 넓어지는 추세다. 일교차는 크지만 따뜻한 날씨 덕에 지난해에 인기 있었던 저고리 위에 가을배자를 덧입는 스타일보다는 저고리만 입거나 또는 살이 살짝 비춰지는 저고리 스타일도 선보이고 있다. 색상은 자연 그대로의 색을 재현한 느낌의 천연 염색 톤이 유행이다. 쪽빛, 제비꽃색, 홍화색 등 은은한 자연 색상과 함께 수박색, 대추빛이 감도는 빨강색 등 차분한 색상이 많이 선보이고 있다. 젊은층에선 홍화나 치자 등을 염료로 한 밝고 경쾌한 색상이, 중장년층에선 쑥이나 녹차, 오리나무 등을 염료로 한 은은하고 기품 있는 색상이 인기다. 한복을 입을 때는 계절에 맞는 소재의 선택도 중요하다. 가을철에 주로 쓰이는 옷감은 무명을 비롯해서 국사, 갑사, 항라 등의 다양한 옷감들이 있다. 이런 옷들을 입으면 걸을 때마다 스치는 옷의 소리가 가을바람에 낙엽이 스치는 소리와 비슷해 계절을 실감케 하기도 한다. 올해처럼 따뜻한 가을 날씨에는 아직 더위의 여운이 남아있어 환한 색감의 밝고 가벼운 느낌의 옥사소재가 좋으며 고급스러움을 주는 모본단 소재도 인기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자신에게 어울리는 한복의 배색을 선택하는 요령은 본인의 나이와 체형, 얼굴색 등을 감안해서 선택하는 것이 좋다. ◇작은 키는 짧은 저고리, 통통하면 짙은 색상 = 한복은 체형을 보완해서 입으면 더욱 맵시가 난다. 키가 작을 경우에는 저고리는 약간 짧게, 치마는 길게 하고 통통할 경우에는 저고리는 짙은 색상으로 하는 것이 좋다. 아담하고 날씬한 체형은 잔잔한 무늬로 귀엽고 여성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하면 효과 만점이다. 키가 통통한 체형은 짙은 색을 이용한 저고리나 치마의 배색에 신경을 써야 한다. 목이 가늘고 긴 사람은 깃의 길이는 짧게, 깃의 너비는 넓게 해서 목을 덮는 것이 좋다. 동정이 너무 두꺼우면 목이 더 길어보이므로 적당한 너비의 동정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목이 굵고 짧은 체형은 깃은 좁게, 고대는 넓게 하고 앞깃의 길이를 길게 해서 목을 시원하게 노출한다. 둥근 얼굴형은 저고리의 깃을 깊게 파고 동정도 좁게 다는 것이 얼굴형을 커버하는데 좋으며 저고리의 깃과 고름에 회장을 하면 정갈하면서도 활동적인 느낌을 살릴 수 있다. 긴 얼굴형은 저고리의 깃을 넓고 짧게, 동정도 넓게 한다. 치마는 길게, 저고리는 짧게 하며 특히 저고리 앞도련의 곡선이 가파르지 않고 완만하면 효과적이다. 한복은 올바르게 입는 법 또한 중요하다. 고름을 맬 때에는 고름을 반듯하게 펴서 양손으로 잡은 후 긴고름은 아래로 짧은 고름은 위로 가도록 X형으로 잡고 위의 짧은 고름을 안쪽으로 집어넣은 뒤 잡아 빼 돌려 감는다. 돌려감은 짧은 고름사이로 긴 고름을 넣어 고를 만든 후 잡아당겨 고름 매무새를 잘 정돈하면 된다. /도움말 = 박술녀한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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