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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코아그룹 사태의 교훈(한국 기업문화를 찾아서)
입력1997-11-08 00:00:00
수정
1997.11.08 00:00:00
박원배 기자
◎「공생의 문화」 기업위기때 진가/이윤 사회환원·봉사 활동으로/소비자·협력사 등에 믿음줘야/기업 이익만 추구땐 여론 냉정뉴코아그룹이 지난 3일 화의신청 이후 동요하고 있는 협력업체를 진정시키느라 고심하고 있다.
뉴코아는 경영정상화를 위해 4천3백여 거래업체의 협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고 상품매입본부뿐 아니라 거의 모든 임직원들이 나서서 협력업체를 설득하고 있다. 뉴코아는 협력업체에 대해 『매출 부진으로 화의조건 충족에 차질이 생겨 회사가 무너질 경우 물품대금 회수는 기대할 수 없는 만큼 고통스럽더라도 함께 살길을 찾자』고 호소했다. 회사가 어려움에 빠진 상황에서 협력업체들의 협조를 구하는 것은 어쩌면 너무 당연한 모습일 수 있다.
그렇지만 뉴코아의 이런 모습은 기아, 진로, 해태, 쌍방울 등 현재 위기를 겪고있는 그룹들의 모습과는 큰 차이가 난다. 이 그룹들의 경우 위기에 빠지자 마자 시민단체, 지역주민, 연예인들이 나서서 자발적으로 「살리기운동」을 전개했다.
그 결과는 매우 좋게 나타나고 있다. 기아의 경우 진통을 겪었지만 정상화방안을 찾았으며 진로는 화의신청 중이지만 판매는 이전에 비해 줄어들지 않고 있다. 해태는 종금사들의 협조융자로 회생기반을 마련했다.
이는 평소 구축해 놓은 지역적 연고와 기업문화 등 나름의 노력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기업이윤의 사회환원, 봉사활동을 통해 사회속의 기업으로 자리했고 무엇보다 좋은 기업의 인식을 심어줌으로써 각계의 자발적인 지원을 얻어낼 수 있었다.
그런데 뉴코아는 가장 지원을 받고 공생을 모색해야 하는 협력업체들의 협조를 얻어내야 할 형편이다. 생사를 같이해야 할 동지들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기업문화 측면에서 심각한 자기반성이 있어야 한다. 이는 뉴코아 자신은 물론 그룹들에 분명한 메시지를 주고 있다.
공생의 문화를 만드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 대상에는 협력업체, 소비자, 사회단체, 지역단체 등 기업경영 활동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성원들이 포함될 수 있다.
여유가 있을 때 이들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위기에 몰렸을 때 큰 힘이 된다. 이런 점에서 얼마전 점포문을 걸어잠그고 경찰에 보호요청을 하면서 협력업체들과 소비자들의 불만을 산 것은 한번 되돌아봐야 한다. 자신들의 이익만 추구하며 공생의식이 낮은 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는 냉정하기 때문이다.<박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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