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사들이 투자손실과 지급여력비율 하락을 우려해 은행예금을 늘리면서 운용자산수익률이 지급이자율을 밑도는 역마진이 발생할 전망이다. 여기다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충당금과 보험영업 손실이 더해지면 4ㆍ4분기(09년1월~3월)에 분기적자가 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손보사들의 운용자산 가운데 예금 등 현금 비중은 2006년 3월말 4.8%를 시작으로 증가세로 돌아서 지난해 9월말 7.9%까지 높아진 반면, 같은 기간 주식비중은 9.4%에서 7.6%, 채권비중은 15.0%에서 13.7%로 낮아졌다. 현금비중이 높아진 것은 주식과 채권가격의 급등락으로 가격 변동성이 커지면서 손보사들이 자산운용을 보수적인 방향을 틀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손보사들의 자산운용수익률은 ▦2006년 3월 5.6% ▦2007년 3월 5.3% ▦2008년 3월 5.5% ▦2008년 9월 5.0%로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시장의 변동성이 극대화된 지난해 3ㆍ4분기(08년10월~12월) 이후 손보사들은 현금비중을 더 높였고, 시장금리는 더 내려가 운용수익률은 4%대로 떨어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3ㆍ4분기까지는 기준금리가 급락하면서 보유채권에 대한 평가이익이 크게 늘어 신규 자금의 낮은 수익률을 메워줬다. 하지만 저금리 상태가 지속되면 대부분의 손보사들은 한 두 달 내에 운용수익률이 지급이자를 밑도는 역마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손보사들은 자산운용수익률이 4%대로 낮아졌지만, 2월 공시이율은 5.2~6.0%로 1월에 비해 0.1~0.4%포인트씩 낮추는데 그쳤다. 새로 들어오는 보험료는 5%대 이자를 주면서 운용할 때는 은행에 3%대 금리를 받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대형사들은 투자손실을, 중소형사들은 지급여력비율 하락을 우려해 신규 보험료를 은행에 쌓고 있다. 한 손보사 대표는 "대부분의 손보사들이 보유자산의 절반 가까이를 은행예금에 넣었다"며 "주식과 채권 투자를 늘렸다가 시장급락으로 투자손실이 커졌고, 지급여력비율도 하락해 당분간 투자에 나서기 힘들다"고 말했다. 손보사들은 보험영업에서 난 손실을 투자영업 이익으로 메워왔다. 그러나 운용수익률 하락과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충당금, 보험영업 부진 등이 겹치면서 4ㆍ4분기에는 적자가 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손보사들이 적극적인 자산운용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헷지펀드 대표는 "저금리시대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지급여력비율에 여유가 있는 대형사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자산운용에 나설 필요가 있다"며 "상대적으로 안전하면서 고수익이 나는 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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