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결국 론스타와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 여부와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승인심사를 무기 연기했다. 하나금융은 론스타와의 계약연장을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금융당국이 론스타의 주가조작에 대한 사법적 판단 뒤로 무기 연기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인수전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당국의 이 같은 결정이 나온 후 "거취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혀 이번 결정이 하나금융지주의 지배구조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의 이번 결정은 공무원들이 주관적 잣대로 정책판단을 내렸다가 감옥에 갇힌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의 아픔을 겪지 않겠다는 이른바 '변양호 신드롬'을 그대로 나타낸 것이어서 후폭풍이 예상된다. ★관련기사 5면 신제윤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12일 오후 브리핑을 갖고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파기 환송심이 진행되고 있는데다 외부 법률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며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신 부위원장은 "이런 상황을 감안해 사법절차 진행상황을 지켜본 뒤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고 무기연기 방침을 얘기했다. 그는 이어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 여부도 사법절차 진행상황을 지켜보면서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론스타의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법원의 확정판결이 나올 때까지 하나은행의 외환은행 인수승인 결정을 연기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오는 18일 정례회의에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승인 안건을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 신 부위원장은 특히 "현재까지 사법적 절차 진행상황을 봤을 때 5월31일을 넘길 것 같다"고 전해 하나금융은 론스타와의 외환은행 지분 매매계약 시한인 24일까지 금융당국의 인수승인을 얻지 못하게 됐다. 당국의 판단을 미루게 한 유회원 론스타코리아 대표의 주가조작 사건은 지난 3월 대법원의 유죄 취지 판결로 고등법원에 파기 환송된 후 같은 달 17일 서울고법 형사10부에 배당됐으나 아직 공판기일을 잡지 못하고 있다. 형사사건은 늦어도 2개월 안에 재판일정이 정해지지만 론스타 사건의 경우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재판부가 선뜻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이날 금융위원회가 외환은행 인수승인 심사를 보류하기로 한 데 대해 "론스타와 협의해 계약연장을 검토하겠다"며 론스타와 협상을 진행하고 가능한 모든 대안을 찾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은 특히 이날 금융위 발표 직후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내일(13일) 이사회를 열어 이번 사안(외환은행 인수계약 파기 가능성)에 대한 책임 문제를 논의하겠다"며 "제 거취 문제를 포함해 여러 사안들이 종합적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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