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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영웅전] 드디어 결승전

제1보(1~18)


제8회 삼성화재배 결승3번기 제3국
○ 조치훈 9단
● 박영훈 4단
(2003년 12월11일 영남대)
박영훈이 중국의 시에허를 딱 반집으로 꺾고 결승에 올라갔듯이 조치훈9단은 중국의 후야오위(胡耀宇)를 딱 반집으로 제치고 결승에 안착했다. 18세의 박영훈이 47세의 조치훈과 3번기를 다투게 되었다. 결승에 진출함과 동시에 박영훈은 자동적으로 병역 문제를 해결했다. 세계선수권전에서 준우승만 해도 병역이 면제되기 때문이다. 결승의 두 주역은 그 어느 때보다도 요란한 인터뷰의 집중 포화를 받았다. 본선이 시작될 무렵만 해도 우승 후보자의 명단에 조치훈과 박영훈은 들어가 있지 않았다. 세계 랭킹1위이며 국제대회 19회 우승의 기록을 지닌 이창호, 국제대회 11회 우승의 조훈현, 6회 우승의 유창혁, 그리고 이들을 여지없이 두드리며 떠오른 무법자 이세돌 등이 우승을 다툴 것이라는 예측이 압도적이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한국 팀 가운데 최약체로 분류되던 박영훈과 흘러간 스타로 치부되던 조치훈이 다른 모든 영웅들을 잠재우고 결승에 올라온 것이었다. 두 사람 가운데 어느 쪽이 우승컵을 차지하든지 너무도 감격적인 사건이 될 상황이었다. 결승3번기가 시작되기 직전에 필자는 한국기원 편집부의 기자 3명과 내기를 걸었다. 이성구편집장과 구기호기자는 박영훈에게, 차영구기자와 필자는 조치훈에게 각각 2만원을 걸었다. “아무래도 조치훈은 믿을 수가 없다. 전성기가 지났고 특히 국제대회에서는 전부터 약했다. 박영훈이 이길 것 같다.” 이것이 이성구편집장의 얘기였는데 필자는 다른 주장을 했다. “조치훈의 염원은 화산과 같다. 어린 왕자는 화산을 넘지 못할 것이다.” 박영훈의 별명이 ‘어린 왕자’였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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