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img.sednews.com/2007/11/05/1HNPMJNJ5G_1.jpg) | 여백의 발견, 자연 - 겸제 정선 '인왕제색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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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img.sednews.com/2007/11/05/1HNPMJNJ5G_2.jpg) | 자유, 비움 그러나 채움 - 이우환 '선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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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img.sednews.com/2007/11/05/1HNPMJNJ5G_3.jpg) | 상상의 통로, 여백 - 백남준 'TV부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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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img.sednews.com/2007/11/05/1HNPMJNJ5G_4.jpg) | 김수자 '빨래하는 여자-인도 야무나 강가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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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움으로써 충만해진다는 말이 있다. 동양사상을 대표하는 이 말은 우리 선조의 예술세계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여백의 미'가 바로 그것. 서양에서 캔버스 일부를 비워두면 미완성을 의미하지만, 동양에서 비움이란 사유(思惟)의 채움을 의미한다.
그려진 부분은 흑(黑)이요 그려지지 않은 곳은 백(白)이라는 음양의 이론이나, 그리는 것은 화가의 몫이고, 비워두는 곳은 적극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관객의 자리이기도 하다. 보이는 곳 보다 보이지 않는 그곳에 사색의 기운이 충만해야 좋은 작품으로 꼽히는 것도 이 때문다.
여백의 미를 즐길 수 있는 대규모 전시 '한국 미술-여백의 발견'이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열리고 있다.
조선시대 문인화에서 현대미술의 한 장르인 미디어아트에 이르기까지 동양의 정신을 담고 있는 걸작 60여점을 골라 걸었다. 정선의 대표작 '단발령망금강도(斷髮嶺望金剛圖)'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 김홍도의 '병진년화첩(丙辰年畵帖)' 등 조선시대 회화를 비롯해 최근 국보로 지정된 18세기 조선 백자 달항아리, 이우환의 연작 '선에서', 사진작가 구본창의 '백자' 그리고 백남준의 'TV부처' 등 장르를 아우르는 작품 면면이 관객을 압도한다.
전시는 크게 3개로 구분했다. ▦'여백의 발견, 자연'에서는 자연의 일부인 인간이 본성을 잃어버리고 물질문명에 치우쳐진 현대를 되돌아보기 위한 기획으로 동양사상에서 자연은 어떻게 해석되었는가를 확인할 수 있다.
정선의 '인왕제색도' 김수자의 비디오작품 '빨래하는 여자-인도 야무나 강가에서' 등을 볼 수 있다. ▦'자유, 비움 그러나 채움'에서는 인위적인 것과 속박에서 벗어난 무위자연(無爲自然)을 담고 있는 작품을 선보인다.
김환기의 '하늘과 땅' 이우환의 연작 '선에서', 조선시대 백자 달항아리 등이 여기에 속한다. ▦'상상의 통로, 여백'은 물질과 정신, 안과 밖, 중심과 주변의 관계설정을 통해 새로운 의미를 형성해 가는 여백의 또 다른 미덕을 발견할 수 있다.
상상력을 자극하고 발전시키는 여백의 미를 즐길 수 있다. 윤두서의 '자화상', 신라시대 얼굴무늬수막새(일명 '한국의 미소') 등이 전시돼 있다.
이준 부관장은 "여백은 이성과 물질세계를 중시해온 서구정신과 대비되는 동양적 가치를 포괄하는 핵심용어로 삶의 지평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세계"라며 "물질적 풍요 속에서도 자기 성찰의 시간이 부족한 요즈음 우리를 돌아볼 수 있는 정신적 가치"라고 말했다. 전시는 2008년 1월 27일까지. (02)2014-6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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