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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판검사 ‘전관예우’ 논란
입력2003-02-25 00:00:00
수정
2003.02.25 00:00:00
최수문 기자
지난 17일 퇴임한 송진훈(61ㆍ고시 16회) 전 대법관이 법무법인 태평양 행을 택하면서 거대 법무법인(로펌)의 전직 고위판검사 모시기가 새로운 형태의 `전관예우`를 낳고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전관예우 관행`등을 우려해 변호사 개업을 하지 말아달라는 민변의 간곡한 요청 등에도 불구하고 태평양 고문을 맞게 된 송 전 대법관은 “아직 사회활동을 할 수 있는 나이인데다 사회에서 할 만한 다른 역할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송 전 대법관이 태평양을 택하게 된 것은 이곳에 서울대 법대와 사법대학원 동기생인 가재환 전 사법연수원장과 강원일 전 특별검사 등 지인들이 많기 때문. 태평양에는 이명재 전 검찰총장과 김영철 전 법무연수원장, 강봉수 전 서울지법원장 등도 고문으로 재직 중이다.
하지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고위 판검사들이 로펌에 안착하면서 전관예우 관행이 과거의 개인적이고 일시적인 현상에서 벗어나 점점 조직적인 차원에서 구조화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현재의 국내 법조계 현실에서 현직에 있는 판검사들이 이런 로펌들이 간여한 사건에서 과거 `선배`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는 이유다.
지난 14일 열린 민변 주최 `법원개혁을 위한 토론회`에서 임지봉 건국대 법대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서 “대법관 이상의 고위직 법관들이 퇴임 후 변호사 개업을 하는 것은 이들이 후배 법관들에 대한 세평(reputation)의 형성과 그것의 사법부 상층부에의 전달을 통해 법관인사에도 간접적이나마 영향을 끼칠 수 있고 무엇보다도 전관예우의 문제를 낳을 소지가 다분하므로 금지하는 것이 옳다”며 “외국의 경우도 대법관 등 고위 법관들은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는 것이 관행화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송 전 대법관도 이런 주위의 우려를 의식한 듯 “국내 대법관제도가 미국 연방대법원처럼 종신제로 운영되지 않기 때문에 대법관들의 변호사 개업이 불가피한 점이 있다”며 “법관경험을 살려 2선에서 후배 변호사를 지도하는 역할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수문기자 chs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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