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과 기관이 국내 증시에서 소외되며 가격이 싸진 철강·화학·조선업종을 대거 사들였다.
하지만 시장전문가들은 추세적 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업황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중국의 경제지표가 여전히 부진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해당 업종에 대해서는 단기 상승을 이용한 트레이딩 전략을 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철강업계 대표종목인 포스코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1.54%(4,500원) 오른 29만6,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6거래일 연속 상승이다. 현대제철도 이날 3.79%(2,500원) 오른 6만8,400원에 마쳤다.
조선 3사도 일제히 올랐다. 대우조선해양은 전 거래일보다 4.61%(1,400원) 오른 3만1,750원을 기록했고 삼성중공업(2.68%), 현대중공업(1.98%)도 강세로 장을 마쳤다. 최근 낙폭이 컸던 LG화학(3.55%)과 롯데케미칼(5.00%)도 이날은 크게 올랐다.
주요 종목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면서 이날 한국거래소(KRX) 조선지수는 2.16% 오른 1,496.55를 기록했고 에너지화학지수는 1.63%, 철강지수는 1.48% 올랐다.
수급 측면에서 이들 업종의 상승을 이끈 것은 외국인과 기관. 특히 11거래일 만에 국내 증시에 복귀한 외국인이 이들 종목을 바구니에 대거 담았다. 외국인은 이날 포스코를 1만9,554주 사들였고 삼성중공업(19만3,130주)과 LG화학(2만659주)도 순매수를 기록했다. 특히 기관은 이날 포스코 주식 5만2,923주를 사들여 11거래일 연속 순매수세를 이어가며 힘을 보탰다.
전문가들은 철강과 화학ㆍ조선 등 소재ㆍ산업재의 대표 업종이 현재 극단적으로 저평가돼 있어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수에 나섰다고 분석한다. 실제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재무제표 기준 포스코의 청산가치(주가순자산비율ㆍPBR)는 0.68배, 현대제철은 0.76배로 1배에도 못 미친다. 또 롯데케미칼(1.27배), 현대중공업(1.15배)은 청산가치를 겨우 넘어서는 수준이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조선과 화학ㆍ철강업종의 이익이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 동시에 반등을 보인 것은 외국인과 기관이 가격을 바닥으로 보고 저가매수를 했다는 의미"라며 "최근 발틱운임지수(BDI)가 강세를 보이고 있어 조선업종이 관심을 받고 있고 에너지와 철강은 중국 경제지표 악화로 중국 정부가 미니 부양책을 실시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추세적 반등보다 단기 상승 국면에 무게를 두고 있다. 중국의 경기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실제 이날 3월 HSBC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 잠정치는 48.1로 시장전망치(48.7)를 소폭 밑돌았다.
이남룡 삼성증권 연구원은 "계속된 경제지표 부진으로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 실시 여부와 강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그림자금융, 부실기업 속출 등 내부 사정으로 적극적인 경기부양 정책은 어렵다"며 "소재ㆍ산업재가 반등하면 추격 매수가 아닌 비중 축소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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