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조경제가 제대로 안착하려면 실패를 비판하지 않는 문화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팀 버너스 리(사진) 월드와이드웹컨소시엄(W3C) 소장은 2일 서울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 2013'에서 "창의적인 해결책을 마련할 때는 늘 위험이 따르기 마련"이라며 "실패 문화를 비판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월드와이드웹(WWW)의 아버지'로 불리는 팀 버너스 리는 1989년 글로벌 하이퍼텍스트를 바탕으로 WWW을 개발해 인터넷의 개념을 처음 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는 인터넷 표준을 제정하는 미국 비영리기업 W3C의 소장을 맡고 있다.
팀 버너스 리는 "한국의 새 정부가 창조경제를 핵심 과제로 내세우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며 "무에서 유를 창출해내는 '창의성'에 주목한 점에서 매우 흥미롭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버너스 리 소장은 창조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정부 정보의 투명한 공개'를 꼽았다. 그는 "정부가 가진 정보를 공개해 기업들이 정부의 현황을 파악하게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며 "이를 활용하면 신규 사업을 창출하는 효과는 물론 기존 사업을 최적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터넷에 접속하지 못하는 것뿐만 아니라 인터넷의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디지털 격차에 속한다"며 "컴퓨터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아야 컴퓨터와 관련된 것들을 이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식 기반 사회에서 한국이 선도국가로 나아가려면 아이들에게 컴퓨터 프로그래밍 기술을 가르치는 것 못지 않게 공무원들도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대한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버너스 리 소장은 차세대 인터넷 표준으로 부상하고 있는 HTML5에 대해서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기술"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HTML의 최신 규격인 HTML5를 통한 다양한 기술들이 웹 브라우저와 모바일 단말기, 광고, 자동차 등으로 적용될 것"이라며 "모든 앱들이 HTML5를 기반으로 할 날이 머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버너스 리 소장은 최근 전 세계적인 화두로 부상한 인터넷 포털의 중립성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내놨다. 그는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인터넷 포털이 특정 이해관계에 흔들리지 않는 중립성을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중립적인 검색엔진과 인터넷은 향후 인터넷 시대의 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