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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원칙 협상이 더 중요 유·불리 따지기 시기상조"
입력2004-08-01 17:40:30
수정
2004.08.01 17:40:30
"세부원칙 협상이 더 중요 유·불리 따지기 시기상조"
관세철폐에 '구간대 방식' 그대로 유지적용저율관세 TRQ늘어 농산물 추가개방 불가피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의 기본골격 합의는 수출 주도형인 우리경제 전반에는 긍정적이지만 농업분야만 떼서 보면 앞으로 닥칠 추가 농산물시장 개방 파고의 전주곡일 따름이다.
특히 이번 합의안 내용 중 관세철폐에 '구간대 방식' 도입이나 수출보조금 폐지와 저율관세 의무수입물량(TRQ) 증량 등은 곧 농산물 무차별 개방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향후에 있을 모댈리티(세부원칙) 협상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농업시장 개방 불가피 할 듯=
이번 합의안에는 고관세 품목은 관세를 대폭 감축하는 것을 골자로 한 '구간대 방식'이 그대로 유지됐다. 이는 100% 이상 고관세 품목이 142개인 우리나라로서는 결코 유리한 방식이 아니다.
블루박스(생산제한하 직접지불)의 경우 농업총생산액의 5%까지 허용 받았지만 블루박스와 감축대상보조(AMS), 최소허용보조 등 무역 왜곡적인 보조를 적용 첫해에 20% 감축하도록 하는 개념이 추가되고 기준연도도 확정되지 않은 만큼 보조금 분야도 유ㆍ불리를 따지기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또 구간대 방식과 관세상한 추후논의 조항이 유지된데다가 개도국 특별품목의 TRQ증량면제 혜택마저 삭제된 만큼 농업분야에서 우리의 협상 입지는 더욱 어려워진 것으로 풀이된다.
◇유ㆍ불리 따지기 아직 이르다=
현지에서 농업부분 협상을 진두 지휘한 김주수 농림부 차관도 이번 협상 결과에 대해 "아쉬운 부분은 있지만 일희일비할 일은 못 된다"며 "향후 모댈리티 협상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협상이 향후 협상을 위한 기초를 마련하는데 있는 것이기 때문에 국내 농업을 얼마나 보호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 있을 모댈리티 협상에서 얼마나 노력하는가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본골격의 합의는 DDA 협상을 다시 본궤도에 올려놓는 의미가 있기는 하지만 향후 세부원칙 협상 등 많은 변수가 남아있는 셈이다. 세부원칙 합의는 미국 대선 등 주요국의 사정상 빨라야 내년 상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개도국지위 인정 과제로=
세부원칙 합의 이후 품목별 이행계획서를 작성, 다른 나라들과 양허협상을 벌이는 과정에서 인정 받아야 하는 개도국 지위 유지도 힘겨운 과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이자 세계적인 교역규모를 자랑하는 우리나라의 개도국 지위 주장에 WTO 회원국들의 시선은 차갑기 그지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농가소득의 51.6%를 차지한 쌀의 경우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분류되고 국산 쌀이 국제가의 4∼5배인 상황에서 관세 상한제가 도입돼 150%의 관세율이 상한선으로 부여되면 국내 쌀 산업의 붕괴는 불을 보듯 뻔한 셈이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향후 세부원칙 협상에서는 관세상한 도입 반대, 민감품목과 특별품목의 신축성 확대 등에 주력하고 이후 양허협상 단계에서는 개도국 지위유지에 협상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전용호기자 chamgil@sed.co.kr
입력시간 : 2004-08-0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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