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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시장 중심 작년 FDI 분야 2배나 늘어

■ 엔高 타고 일본계 자금 몰려온다<br>엔캐리 청산후 투자처 못찾은 뭉칫돈 유입 되는듯<br>주식·채권등에도 소액 개인 투자자들 진출 잇달아


일본계 자금 유입이 두드러진 곳은 벤처시장을 포함한 외국인직접투자(FDI) 분야다. 일본계 자금은 FDI 분야에서 지난 2008년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2007년보다 두 배가량 많은 13억달러 정도를 투자했다. 주식ㆍ채권 등 간접투자(포트폴리오) 분야의 경우 다른 외국인 투자와 마찬가지로 비중을 유지하거나 줄여나가는 추세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 소액 개인 투자자가 한국 자본시장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우선 FDI 분야에서 일본계 자금의 증가세가 눈에 띈다. 지식경제부의 자료에 따르면 2008년 1월부터 12월1일 현재 신고 기준으로 13억2,900만달러가 유입됐다. 이 기간 전체 외국인 FDI 투자액(105억7,300만달러)의 12.4%에 이르는 규모다. 일본계 자금은 2006년만 해도 전체 외국인 FDI의 14%를 차지할 정도로 미국 다음으로 한국 FDI 시장의 큰손으로 분류됐다. 2007년에는 이 비중이 7.4%로 줄었으나 지난해 4ㆍ4분기부터 투자를 늘리면서 제2의 FDI 투자국의 명성을 빠르게 회복해나가고 있다. FDI가 몰리는 경기도를 보면 일본계 자금의 활약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경기도에 따르면 도내 외국인 투자 가운데 일본 비중이 2007년에는 8.7%였으나 지난해에는 15.3%로 급등했다. 국가별 순위에서도 2007년에는 일본이 4위였으나 2008년에는 2위로 올라섰다. 지경부 분석에 따르면 일본계 FDI 자금은 제조업에서는 부품소재, 서비스에서는 금융ㆍ물류 파트를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다. 문승옥 지경부 투자정책과 과장은 “금리가 싼 엔화 자금으로 미국 등 해외에 투자한 엔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미국 등지에서 철수한 뒤 한국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 같다”고 증가 배경을 설명했다. 간접투자(주식ㆍ채권 등 포트폴리오)에서는 소액자금 위주로 일본계 자금 유입이 늘고 있다. 일본 기관 투자가들의 경우 다른 외국인 투자가와 마찬가지로 국내 주식과 채권 비중을 늘리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 개인 투자자가 국내 포트폴리오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금액이 워낙 작아 통계에 잘 잡히지 않고 있을 뿐이다. 금융당국 통계에 따르면 국내 주식ㆍ채권 시장에서 일본계 투자자는 2007년 12월 말 1,938명에서 2008년 11월 말 2,383명으로 22.9% 증가했다. 미국이 이 기간 8.4% 늘어난 것에 비하면 큰 폭의 규모다. 눈길을 끄는 것은 2,383명 가운데 62%가량인 1,500여명이 개인 투자자라는 점이다. 한마디로 개인 투자자가 늘면서 전체 일본 외국인 투자가도 증가한 것이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10월부터 일본계 소액 개인 자금이 국내 자본시장에 활발히 유입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말 현재 외국계 개인 투자자 7,465명 가운데 일본인이 20%에 이른다. 외국 개인 투자자 10명 중 2명이 일본인인 셈이다. 앞으로 일본 자금의 국내 유입은 더욱 늘 것으로 보인다. 일본 기업들은 해외에 나갔던 엔화자금이 일제히 돌아오면서 엔고 현상이 가속화됨에 따라 ‘엔고 불황’에 신음하고 있다. 일본 국내에서는 자금이 쌓이고 있으나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면서 뭉치 자금이 해외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본계 자금을 대상으로 한 국내 투자유치도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는 것.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일본계 자금을 끌어들이려고 러브 콜을 보내는 곳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황당한 조건을 내거는 등 일본 측으로부터 신뢰를 잃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상무는 “일본계 자금의 경우 직접투자 분야를 중심으로 국내에 유입될 수 있는 여건이 성숙되고 있다”며 “일본계 자금 유치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도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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