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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화와 역기능/이계철 한국통신사장(로터리)
입력1997-09-03 00:00:00
수정
1997.09.03 00:00:00
이계철 기자
컴퓨터 통신, 인터넷, 케이블TV, 전화투표, 영상회의 등은 불과 십여년 전까지만 해도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던 것들이었지만 이제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일이 되어버렸다. 어느새 우리는 소위 「정보사회」로 들어선 것이다.정보사회로 접어듦에 따라 생활이 편리해짐은 물론 이를 통해 산업사회에서는 어려웠던 사람들의 마음을 연결시켜줄 수 있게 된다.
얼마전 모방송국에서 실시한 「북한어린이돕기 기아체험」이라는 프로그램에서는 짧은 시간 동안 10억원 이상이 모금되는 것을 보았다. 전화를 통해 온국민의 마음이 한군데로 모이는 순간인 동시에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이어주는 네트워크화된 정보사회의 특징을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정보사회를 보는 사람들의 눈은 대체로 기대에 차 있다. 그러나 걱정의 목소리도 적지않다. 소위 컴맹들의 노동소외, 과도한 정보로 인한 스트레스, 컴퓨터를 이용한 범죄 증가, 개인의 프라이버시 침해 등 사회적 문제는 물론 문화적 고유성 상실, 정보통신망을 통한 음란정보 유포 등 문화·윤리적인 문제도 우려되고 있다.
최근 이런 문제와 관련된 기사들이 자주 신문·방송에 등장하고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 각국 정부가 부심하는 것을 보면 정보사회에 대한 우려가 결코 기우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정보사회는 궁극적으로 보다 편리한 사회, 보다 창조적인 사회가 되어야 함은 물론 보다 인간중심적인 사회가 되어야 한다. 정보화 촉진은 다만 생산, 유통, 소비 등 경제활동의 효율성 제고만을 약속할 뿐 그 자체가 삶의 질적 수준 향상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
정보사회가 진정으로 우리의 삶을 질적으로 향상시켜주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정보화촉진 정책의 시행과 함께 정보화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각종 부작용에 미리 대비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특히 사회구성원들을 어떻게 고도의 기술이 집약된 정보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와 사려깊은 배려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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