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떠오르고 최근 해외 펀드 투자붐이 일면서 우리나라의 대외투자 지형도 바뀌고 있다.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국내 해외투자는 미국ㆍ동남아ㆍ일본 등에 대한 투자 비중은 줄어든 반면 유럽연합(EU)과 중국은 새로운 투자처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 통화별 대외투자도 일방적인 미국 달러화 의존도에서 벗어나 유로화ㆍ엔화ㆍ유로화 등의 비중이 늘고 있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최근의 지역별ㆍ통화별 국제투자동향’에 따르면 2005년 말 현재 우리나라 대외투자총액(외환보유액 제외)은 1,496억달러였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은 28.7%(430억달러)로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어 유럽연합(EU) 20.0%(300억달러), 중국 12.4%(186억달러), 동남아 12.4%(185억달러) 등의 순이었다. 이는 지난 2002년 말에 비해 EU(5.0%포인트)나 중국(3.9%포인트)의 대외 투자비중은 상승한 반면 동남아(-4.3%포인트), 미국(-1.6%포인트), 일본(-1.0%포인트)에 대한 투자비중은 하락한 것이다. 주식 및 채권 등 대외증권투자의 투자비중은 미국 44.4%(199억달러), EU 32.8%(147억달러), 중남미 10.7%(48억달러) 순이었다. 하지만 2002년과 비교했을 때 EU 비중은 14.8%포인트나 급증한 반면 동남아(-8.3%포인트), 중남미(-5.6%포인트), 미국(-2.9%포인트)은 각각 하락했다. 주식투자는 EU, 채권투자는 미국, 대출금은 동남아나 EU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한은은 “EU지역에 대한 주식투자 비중이 높은 것은 조세회피국인 룩셈부르크를 중심으로 펀드투자가 활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에 대해 채권투자 비중이 높은 것은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들이 안전성이 높은 미국채에 대한 투자를 늘린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공장을 직접 짓는 등 해외직접투자 비중의 경우 중국이 26.2%(101억달러)로 가장 높았다. 이는 2002년 말보다 9.1%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대기업을 중심으로 중국 현지 제조공장 설립이 늘어난 데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통화별로는 미국달러화가 전체의 67.9%(1,015억달러)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유로화7.7%(115억달러), 엔화 3.4%(51억달러), 파운드화 1.4%(22억달러) 등의 순이었다. 하지만 2002년에 비해서는 유로화(1.3%포인트), 엔화(0.6%포인트), 파운드화(0.3%포인트) 표시 대외투자 비중이 소폭 상승한 반면 달러화 약세 등의 여파로 미달러화(-5.1%포인트) 표시 투자비중은 떨어졌다. 한편 외국인의 국내 투자총액은 5,415억달러로 집계됐으며 미국 34.2%(1,851억달러), EU 30.4%(1,649억달러), 동남아 11.5%(621억달러), 일본 6.7%(362억달러)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투자형태별로는 주식투자는 미국, 채권투자 및 무역신용은 EU, 차입은 동남아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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