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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진단] 재건축 아파트값 거품 빠지나
입력2002-04-28 00:00:00
수정
2002.04.28 00:00:00
자취감췄던 매물이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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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의 공동주택 기준시가 인상 이후 서울 등 수도권 주요 재건축 아파트 값이 약보합ㆍ하락세로 반전됨에 따라 향후 가격 추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저밀도 단지인 잠실지구는 한달 만에 최고 5,000만원 정도 매매가가 하락했다.
강남 청담ㆍ도곡지구, 서초 반포지구 등 저밀도 아파트 역시 가격은 약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잠취를 감췄던 매물이 하나 둘 등장하고 있다.
강남 개포 주공, 강동 고덕 주공, 과천 주공 등 일반 주요 재건축 시장도 매도자 위주에서 매수자 위주로 반전된 상태다.
일선 중개업소에서는 매수자들 사이에서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 하락국면 초입에 진입한 것 같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 저밀도시장, 매수자가 주도
저밀도 재건축인 잠실지구의 경우 사업추진 속도에 상관없이 전 단지에서 아파트 값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우선 착공 단지로 선정된 주공 4단지 17평형은 3월말 4억5,000만원에서 3억9,000만원으로 5,500만원 하락했다.
주공 3ㆍ2ㆍ1단지 등 다른 아파트 역시 한달 사이에 평균 3,000만~4,000만원 정도 가격이 떨어졌다.
잠실동 대왕공인 이기충씨는 "5,000만~6,000만원 하락한 값에 매물이 나와도 사겠다는 수요자는 단 한 사람도 없다"며 "4월 들어 급매물이 하나 둘 나오면서 매물이 적체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남 청담ㆍ도곡지구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가격 하락폭은 크지 않으나 매기가 끊겨 거래가 중단된 것. 흥정을 거쳐 가격을 결정하고 수요자만 찾아만 달라는 '애원성' 매물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1순위 착공 단지인 도곡주공 1차와 2순위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영동 주공 1~3차의 경우 1주일 전보다 300만~500만원 정도 하락한 값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강서 화곡ㆍ서초 반포지구 등 다른 저밀도지구도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고 거래 문의 조차 끊긴 상태여서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들의 얘기다.
◇ 일반 재건축, 거래 끊겨
강남 개포 주공, 과천 주공, 강동 고덕 시영 등 주요 일반 재건축 시장 역시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대치 은마 31평형은 매도호가가 1주전 4억3,000만원에서 4억2,000만원으로 1,000만원 정도 떨어졌다.
강동 고덕동 일대 주공 단지 역시 시공사 선정 등의 호재에도 불구하고 되레 가격이 하락했다.
고덕 시영 17평형은 1주전보다 1,000만원 정도 떨어졌으며 다른 아파트 역시 500만~1,000만원 정도 하락했다.
과천시 일대 주공 아파트도 4월 중순 들어 가격이 보합세에서 소폭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일반 재건축 시장도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며 매수 시기를 늦추는 수요자만 늘고 있다는 것이 현지 중개업소의 지적이다.
◇ 거품붕괴 신호탄인가
재건축 시장이 매도자 위주에서 매수자 위주로 바뀌었고, 자취를 감췄던 매물이 늘고 있다는 것이 일선 중개업소의 공통된 지적이다.
가격 전망에 대해서는 다소 의견이 엇갈리고 있으나 하락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정부의 잇따른 규제정책과 계절적 비수기까지 겹쳐 매수세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주목할 만한 것은 가격이 더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집주인들이 늘고 있다는 점. 매물을 내놓는 집주인들의 상당수가 가격이 이미 오를 대로 올랐으며 부동산 시장에 호재가 될 만한 정책적 변수가 나오지 않는 이상 추가 상승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게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개포동 양지공인 송대호씨는 "4월 들어 '팔자'는 세력은 늘고 있는 반면 '사자'는 세력은 도통 찾아볼 수 없다"며 "300만~500만원 소폭 하락한 상태에서 약보합국면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종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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