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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 관절병 허리질환 오인 많아

고관절(엉덩이)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상당수가 허리디스크 등 요추 질환이라고 생각해 다른 치료를 받거나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경각심을 주고 있다. 혜민병원 인공관절센터(소장 김영후 박사ㆍ02-457-2633)는 최근 2년 동안 고관절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 326명(남자 188명, 여자 138명)을 조사한 결과 환자의 상당수가 고관절 치료를 받지 않고 허리디스크 등 다른 치료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김영후 박사에 따르면 남자 환자의 연령층은 20대 5명ㆍ30대 26명ㆍ40대 55명ㆍ50대 49명ㆍ60대 40명ㆍ70대 13명으로 40~50대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또 여자의 경우에는 20대 6명ㆍ30대 14명ㆍ40대 19명ㆍ50대 23명ㆍ60대 38명ㆍ70대 27명ㆍ80대 11명 등으로 남성 환자와는 다소의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이 중 고관절 질환을 허리병으로 오인해 약물 및 물리치료 등을 받은 경험이 있는 환자는 남자 121명, 여자 93명으로 무려 214명(65.6%)이나 된다는 점이다. 이는 환자는 물론 전문의의 입장에서 정확한 진단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해준다. 특히 이중 54명(남자36명ㆍ여자 18명)은 고관절 질환을 요추질환으로 잘못 알아 수술까지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54명의 연령 분포를 보면 남자의 경우 30대 9명, 40대 15명, 50대 12명이었으며 여자는 30ㆍ40ㆍ50대 각각 6명이었다. 김 박사는 “이러한 조사결과를 볼 때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아야 한다면 반드시 엉덩이관절(고관절)에 이상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사례로 본 주의점 최근 병원을 방문한 김모(남ㆍ41)씨는 출근을 하기 위해 일어나는데 갑자기 허리 밑 부분과 엉덩이 뒤쪽으로 다시 당기고 아파서 일어날 수가 없었다. 허리 디스크라 생각하고 동네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으나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할 뿐 통증은 호전되지 않았다. 물리치료와 찜질을 해보고 침을 맞아 보았으나 효과가 없어 큰 병원에서 MRI를 찍어보니 “허리 디스크이니 바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소견이 나와 의사의 권고대로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수술 후 1년이 지나도록 엉덩이 쪽의 통증은 없어지지 않았다. 허리 수술을 담당한 의사에게 물어보아도 세월이 흐르면 좋아질 것이라고 말할 뿐이었다. 그러는 사이 환자의 증상은 더욱 악화돼 거의 걷지 못하는 상황까지 가게 되었다. 그러나 이 환자의 실제 병명은 `양측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였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란 약30% 환자에서는 원인을 모르고 과음ㆍ신경통ㆍ약물남용(특히 스테로이드 제재) 등으로 악화되는 질환이다. 통풍ㆍ당뇨병의 후유증 및 외상 등으로 엉덩이 관절을 만들고 있는 뼈의 제일 위쪽 부분인 대퇴골이 썩는 병으로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40~50대 남자에게 압도적으로 많으며 사회적으로 한참 활동해야 하는 시기에 생겨 많은 지장을 준다. 그 외에 엉덩이 관절에 생긴 퇴행성, 류마티스성 관절염 및 외상성 관절염은 초기에는 대부분 엉덩이 뒷편으로 아프고 당겨서 대부분의 초기 환자는 허리에 병이 있는 것으로 오인해 많은 고생을 하고 시간을 허비한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지적이다. 고관절에 생기는 퇴행성 관절염, 류마티스성 관절염, 외상성 관절염 및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초기에는 약물 및 물리치료로 호전될 수 있다. 그러나 말기로 진행되면 보존적 요법으로는 개선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아 대부분 수술을 받아야 한다. <박상영기자 sa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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