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산별 임협 10년만에 첫 결렬

금융권 노사 간 산별 임금협상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결렬됐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국노총 산하 금융산업노조와 금융권 사용자 대표인 은행연합회는 이날 오후3시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제6차 중앙노사위원회를 개최해 임금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신동규 은행연합회장은 “더 이상의 산별교섭은 의미가 없다”며 “올해 임금 등에 대한 산별 교섭을 중단하고 개별 은행과 기관장에 교섭권을 돌려주겠다”고 말했다. 지난 2000년 금융노조가 출범한 후 금융권이 산별교섭을 통해 임금협상에 합의를 보지 못한 것은 10년 만에 처음이다. 사측은 오는 24일 선별교섭에 참여하고 있는 31개 기관 대표자회의를 개최해 그간 협상의 결과와 대처방향에 대한 입장을 조율할 계획이다. 금융권 노사는 올 초부터 20여차례에 걸쳐 협상을 진행해왔으나 노사 간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대치해왔다. 사측은 경제위기 극복과 청년 실업 해소 등을 위해 대졸 초임 삭감에 이어 기존 직원에 대해 임금 5% 반납과 연차휴가 50% 의무사용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노조는 경제위기가 완화된 상황에서 지난해 동결에 이어 올해 삭감하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며 임금 동결을 주장했다. 사측은 앞으로 지부 노사별 임금협상이 이뤄지길 바라고 있으나 금융노조 측은 각 개별 은행장과 직접 협상을 진행하기로 해 타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 연말까지 각 개별 은행(기관) 노사가 협상 결과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하면 올해 임금은 지난해처럼 동결된다. 신 회장은 “일부 은행들은 이미 연차 의무 사용, 전직원 임금 일부 반납 등의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며 “산별교섭이 아닌 개별 은행 노사 간 협상으로 전환하면 일부 은행들은 긍정적인 합의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