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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희 대우증권 국제영업담당 상무(기고)

◎IMF 구제금융 증시에 미치는 영향/빚덩이 기업엔 미래가 없다논란이 됐던 IMF 구제금융 문제가 구제금융을 받아들이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선진국 진입을 자랑하던 우리 경제가 어쩌다가 이런 지경에까지 이르렀는지 부끄럽고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면 우리 사정이 한가하게 체면을 따질 때는 아니다. 융자받는 조건으로 IMF가 요구하는 사항을 받아들여 복잡하게 얽혀 있는 각 부문간·계층간 이해충돌 문제를 외압을 통해 조정해 나가는 기회로 삼는다면 우리에게 더없이 좋은 약이 될 수도 있다. 패전후 일본이 대기업 소유와 지배구조를 풀어갈 때, 80년대 농산물 시장을 개방할 때, 미국으로부터의 압력을 효과적으로 이용해 문제를 풀어 나갔던 경험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IMF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요구해 올 것이므로 앞으로 2∼3년 살을 깎는 고통을 감수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따라서 주식시장도 이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IMF 융자가 확정될 경우 우선 심리적인 안정이 주식시장에 큰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 한국이 부도날 것을 우려, 투자를 기피해 온 해외 금융기관이나 주식투자가들의 불안심리를 진정시켜 줄 것이기 때문이다. 금융기관 대출도 재개되고 주식투매도 어느정도 진정될 것이다. 여기에 국내투자자들의 기대심리도 작용, 상당폭의 주가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지원요청의 방침만 결정되고 그후 협상과정에서 시간을 끌게 되면 오히려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현상황이 정권말기라는 점 때문에 협상기간이 몇 개월씩 지연될 가능성도 있는데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하면 당국은 가능한한 빠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주식시장이 본격적으로 영향받게 되는 것은 IMF측에 약속한 내용을 실천에 옮기는 세부계획, 즉 구조조정을 위한 종합대책이 나오면서 부터일 것이다. 이때부터 살아남는 기업과 도태되는 기업이 갈라지면서 주가의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다. 이 국면에 이르게 되면 종합주가지수는 큰 의미가 없다. 쓰러지는 기업과 혜택받는 기업을 어떻게 골라내느냐가 문제가 될 것이다. 우선 IMF는 국제수지와 재정흑자를 요구하는 한편 그동안 행정규제로 묶어오던 각종 공공서비스 요금 등을 풀도록 할 것이다. 그러면서도 인플레는 일정수준 이하로 유지하기를 요구해 올 것이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초긴축정책을 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95년초 IMF의 지원을 받은 멕시코의 사례를 보면 지원직후 단기금리 10% 인상, 부가가치세 5% 인상, 석유가격 35% 인상, 전기료 20% 인상, 공공지출 9.8% 삭감 등의 조치를 단행했다. 따라서 빚이 많은 회사들은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고 자연 이들 기업의 주가는 하락하게 될 것이다. IMF는 또한 관세인하 등을 통한 시장개방 및 자본자유화폭확대 등을 요구하고 특정산업에 대한 보조금 지원을 중지토록 요청할 것이다. 따라서 외국의 가전·자동차 등 관세에 의해 상당부분 경쟁력을 유지해 온 기업들에는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각 업계에서 하위랭킹에 있는 기업들은 도태돼 나갈 것이다. 대규모 기업그룹에 속해 있는 기업으로서 재무구조가 취약하고 수익성이 낮은데 그룹 배경에 의해 명맥을 유지해 온 기업들도 어려운 국면을 맞게 될 것이다. 그룹내의 거래, 채무보증 등을 엄격히 규제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룹자신이 긴축국면 극복을 위해 과감한 리스트럭처링을 하는 과정에서 한계기업을 버리고 가지 않을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조정 국면을 극복하고 살아남은 기업은 여타기업이 누리던 메리트까지 향유할 수 있게 된다. 자연 큰 폭의 주가상승이 뒤따를 것이다. 7백70여개 상장기업중 어느 기업이 이 범주에 드는 기업인지를 찾아내는 작업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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