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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라이프] 신라호텔만의 독특한 정보화시스템
입력1999-08-06 00:00:00
수정
1999.08.06 00:00:00
최형욱 기자
먼저 객실에 설치돼 있는 인터넷 TV. 컴퓨터 없이도 고객들이 중요한 비즈니스를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었다. 특히 인터넷의 음향파일을 확인하던 중 전화가 걸려오자 인터넷의 볼륨이 저절로 줄어들 때는 세계 최대의 반도체인 회사인 인텔 직원들도 감탄했다고 한다.연회행사를 예약할 때도 현장을 둘러볼 필요가 없었다. 호텔 판촉직원이 노트북을 들고와 동영상을 통해 실황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비서진이 미국으로 돌아간 뒤 신라호텔은 마지막 회심의 카드를 내밀었다. 그로브 회장의 방한 소식을 입수하고 그가 좋아하는 음식·서비스 등 개인 정보는 물론 인텔의 기업 방침까지 인터넷을 통해 수소문해 회장이 오면 어떻게 모시겠다고 제안했다. 모든 것을 눈높이에 맞춰 미리 제공하는 서비스에 감동받은 인텔 직원들이 투숙처를 신라호텔로 정한 것은 당연한 결과.
『이제 어디서 가까운 호텔이라든지, 얼마를 할인해준다든지 하는 식으로 고객을 끌어들여서는 우수한 호텔이라 말할 수 없습니다. 21세기 호텔은 고객에게 제2의 가정이자 제2의 사무실입니다. 비즈니스 고객에게 가장 빠른 속도의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능력만이 정보화시대 호텔의 생존전략입니다.』
신라호텔 마케팅담당 여동찬 이사의 말이다. 신라호텔은 지난해 「아시안 비즈니스 위크」가 선정한 「아시아 최고의 호텔」에 선정된 한국의 대표적인 호텔. 포춘지(97년), 리더스지(98년), 영국의 유러머니지(96~98년) 등이 서울 최고의 호텔로 꼽기도 했다.
이처럼 신라호텔이 세계적인 체인망을 갖추지 못한 한계를 딛고 국제적인 호텔로 성장한 것은 88년부터 인터넷 환경과 정보시스템을 중요한 마케팅 무기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신라호텔은 95년 국내 업계 최초로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했고, 98년에는 전객실에 인터넷TV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국제 화상회의가 가능한 컴퍼런스룸을 세계 6번째로 갖췄다.
특히 고객의 모든 정보를 하나로 묶는 「고객정보 통합시스템」은 신라호텔 최고의 자랑이다. 한번 투숙했던 고객의 객실, 요금, 칭찬내용과 불만사항, 기호 등을 데이터베스화해 마케팅으로 활용하고 있다. 축적된 DB를 바탕으로 그 고객이 다시 묵을 때 원하는 서비스를 말하기도 전에 미리 제공하는, 일종의 「초서비스」이다. 여이사가 『한번 신라호텔에 묵으면 고객이 절대로 다른 곳에 가지 않게 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제 신라호텔은 인터넷을 통해 객실예약을 받는 차원에서 벗어나 변화하는 국제 비즈니스 환경에서 고객에게 최적의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개발중이다. 2000년 초까지 구축될 「호텔 종합정보화 인터넷 사업전략」(TOTAL INFORMATION INTERNET BUSINESS: TIIB)이 그것. 호텔객실·식음료장·면세점 등은 물론 한국의 관광정보를 고객 정보와 하나로 묶기 위한 작업이다.
이를위해 면세점 물품을 인터넷상으로 검색·구입할 수 있는 사이버 쇼핑몰, 개인별 마일리지 관리, 고객성향 분석시스템을 구축중이다. 홈페이지도 단순한 홍보에서 벗어나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한다. 주문형 맞춤서비스, 스위트룸 인터넷 경매, 인터넷을 통해 주고받는 고객 정보의 DB화, 한국의 숙박·교통·관광 정보를 제공하는 토탈서비스 등을 시작할 계획이다. 호텔 프론트 오피스 시스템(FRONT OFFICE SYSTEM), 8월부터 본격화되는 예식업관리 시스템, 외부식당 운영 시스템도 내년까지 구축한다. /최형욱 기자 CHOIHUK@SED.CO.KR
<인터뷰>신라호텔 마케팅담당 여동찬 이사
『신라호텔은 다른 세계적인 체인 호텔과 비교해 서비스능력이나 호텔시설면에서 전혀 뒤지지 않습니다. 다만 국내 브랜드라 홍보능력과 마케팅에서 다소 열세입니다. 인터넷은 이를 극복할 무한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신라호텔 마케팅담당 여동찬이사는 인터넷 환경은 「신라호텔에게 신이 내린 선물」과도 같은 존재라고 말한다. 97년 신라호텔의 인터넷 홈페이지(WWW.SHILLA.SAMSUNG.CO.KR)를 통해 호텔을 예약한 고객은 고작 300명. 그러나 올해는 상반기에만 1,000여명이 인터넷을 이용했다. 아직 전체 고객의 4%도 안되는 수치지만 폭발적인 증가세를 고려하면 21세기에는 주된 예약방식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신라호텔의 손님은 90%가 비즈니스 고객입니다. 고객이 사무를 처리하는 데 한 점의 불편함이 없도록 원하는 정보를 즉시 채워주는게 사이버 마케팅의 핵심입니다.』
여이사는 통신·정보 네트워크 못지않게 직원들이 정보화 마인드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정보사냥대회, 개인 홈페이지 경연 등은 그 일환이다. 신라호텔은 이렇게 쌓인 노하우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오리엔탈·샹글리아·페닌슐라 등 중간 크기의 체인호텔과 제휴를 계획하고 있다. 업무·정보 공유로 브랜드 파워를 키운다는 전략이다.
『신라호텔은 이미 국내 중저가 체인호텔 시장에 진출했고, 앞으로 10년안에 세계로 진출할 계획입니다. 그 중심에는 직원들의 앞선 마인드와 초스피드 정보제공 서비스가 있을 것입니다.』 /최형욱 기자 CHOIHU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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