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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 위상 '쑥쑥'

'투혼''붉은 함성' 세계속에 각인

한국 축구의 위상이 달라졌다. 이제 누구도 한국을 ‘축구 변방’이라고 얕잡아 볼 수 없게 됐다. ‘태극전사’와 ‘붉은 악마’는 한국을 상징하는 새로운 브랜드로 유럽인들의 머리 속에 각인됐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독일 월드컵에서 특유의 투혼을 앞세운 끈질긴 승부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4년 전 한반도를 휩쓴 붉은 물결로 세계를 놀라게 했던 축구 국가대표팀 서포터스 ‘붉은 악마’도 독일에서까지 화끈한 응원전을 펼치며 한국의 축구 열기가 ‘일회성’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월드컵 출전만 7번째. 2002년 4강 진출의 이변을 이뤄냈지만 ‘홈 어드밴티지에 의한 이변’으로 폄하하는 시선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태극 전사들은 이번 독일 원정 경기에서 ‘안방’이나 다름 없는 환경이었던 유럽 강호들에게 ‘한국 축구의 매운 맛’을 톡톡히 보여줬다. 독일 월드컵을 찾은 외신 기자들은 “스피드와 체력을 앞세운 독특한 스타일로 강호들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쳤다”며 한국 축구의 저력을 인정했다. 특히 우승 후보 프랑스와의 경기 후반 보인 투혼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일반 팬들의 반응은 더욱 뜨거웠다. 한국의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붉은 티셔츠를 입고 얼굴에 태극 문양을 그린 벽안의 ‘붉은 악마’들을 흔히 만날 수 있었다. 그들은 ‘한국 축구의 강인함에 매료됐다”며 어설픈 발음으로 ‘대한민국’을 외치면서 엄지 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쾰른역 광장에서 만난 독일인 옌스 씨는 “프랑스를 상대로 무승부를 기록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독일도 하기 힘든 일을 한국이 해냈다. 특히 굉장한 소음을 내고 있는 서포터스가 인상적이다”고 말하며 자신의 ‘두 번째 팀’이 한국이라고 밝혔다. 잉글랜드 서포터 랜들먼 씨는 “프랑스와 대등하게 맞서는 축구 실력,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은 열정적인 서포터스 등 한국은 축구 강국으로서의 조건을 갖췄다”며 ‘코리아 넘버원’을 되풀이 했다. 한국 축구의 수장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도 유럽 대륙을 들썩이고 있는 한국 축구의 바람에 흐뭇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3일 오전(한국시간) 스위스전을 앞둔 한국 대표팀의 적응 훈련이 열린 하노버 AWD슈타디온을 찾은 정 회장은 “프랑스전 선전으로 유럽이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이제 축구는 한국을 대표하는 새로운 상징이 됐다. 한국 축구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강국의 대열에 끼게 됐다”며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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