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과 일본 엔화의 약세로 중국인 관광객인 '유커'의 발길이 한국 대신 일본 등 다른 지역으로 향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정부의 '메르스 종식 선언' 이후에도 상인들과 관광업계의 고민은 여전하다. 일부 백화점에서는 바겐세일을 잇따라 여는 동시에 유커들을 대상으로 특별 할인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유커의 증감 여부에 따라 한국 상권이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최근 빨간 바지를 입고 중국 베이징의 왕푸징 거리에서 서울 관광을 홍보했다. 한국을 향한 발길을 끊은 유커들을 유치하기 위한 것으로 베이징을 비롯해 광저우·상하이 등 지방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서울 홍보에 나섰다. 서울시장이 직접 현장에서 뛰어야 할 만큼 유커의 힘은 대단하다. 이처럼 중국 인구의 힘과 소비 잠재력에는 대해서는 누구나 공감하고 있다.
며칠 전 샤오미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2·4분기 기준으로 점유율 15.9%를 기록하면서 1위를 차지했다는 발표가 나왔다. 샤오미의 뒤를 이은 업체는 또 다른 중국 기업인 화웨이로 나타났다. 반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강자인 애플과 삼성은 중국 시장에서 하락세를 이어갔다. 애플의 점유율은 12.2%를 기록했고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0%를 밑돌았다.
또 현대차와 기아차를 포함한 글로벌 자동차 회사가 중국 시장에서 지난 7월에도 고전했다는 소식이 이달 6일 전해졌다. 글로벌 자동차 회사는 중국 시장에서 1년 전에 비해 30% 가까이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다. 해외 자동차 메이커의 부진 속에 6일 중국 증시에서 가장 상승률이 높았던 종목은 자동차 회사들이었다. 중국 현지 업체들의 판매량이 급증한데다 신재생에너지 자동차 시장의 규모가 커지면서 시장에 호재로 작용했다.
중국 현지 자동차 기업은 처음에 기술력보다 점유율 확보를 최우선 목표로 삼아 값싼 제품을 대량 판매한 뒤 점유율을 끌어올리면서 인지도를 쌓는 전략을 택했다. 최근 들어서는 디자인과 기술력까지 보완하면서 강한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다. 일부 제품에 대해서는 '대륙의 실수'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가격 대비 성능도 우수한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이미 '1인 가구'를 겨냥한 제품을 내놓으며 돌풍을 일으켰던 하이얼, 전자상거래업계의 대부 알리바바, 스마트폰 시장의 다크호스 샤오미까지 중국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기업이 많다. 이들 기업을 이을 다음 주자는 자동차 산업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 특히 애플과 삼성이 양분한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와 화웨이가 일으킨 돌풍은 단순한 이벤트로 끝나지 않을 것 같다. 스마트폰 경쟁 업체는 물론 다른 산업계도 샤오미와 화웨이의 성장전략을 분석해 대응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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