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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찬 펀드` 錢主 47명은 누구
입력2004-02-03 00:00:00
수정
2004.02.03 00:00:00
변형섭 기자
단기간내 거액모집과정 의혹 증폭
노무현 대통령의 사돈 민경찬(44)씨의 펀드조성을 둘러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민씨를 직접 조사한 금융감독원은 조사내용을 감춘다는 비난이 제기되자 2일 조사 내용을 일부 공개했다. 민씨가 2개월간에 걸쳐 47명의 개인으로부터 653억원을 모금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자금 조성 경위와 투자자들의 신원, 투자목적 등 핵심적인 사안들이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어 의혹은 증폭되고 있다. 더구나 민주당이 "현직 차관급 이상의 고위관료가 자금모집에 개입했다" 고 주장, 펀드의 배후가 따로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금융감독원 신해용 자산운용감독국장은 이날 "현재로선 2차 투자행위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이며, 민씨 역시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어떤 목적에 (유치한 자금을) 투자할 지도 결정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따라서 민씨가 세웠다는 투자회사 `시드먼`은 구체적인 투자분야조차 설정하지 않은 구상단계의 펀드로 추정된다.
회사 설립 이전에, 일단 뜻을 같이하는 전주(錢主)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사업을 준비하는 단계인 것으로 보인다. 민씨 역시 금감원 조사를 통해 47명은 투자자들이기 보다는 동업자들이라고 강조, 일종의 사모펀드를 구상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문제는 자금모집 경위다. 병원사업 실패로 신용불량 상태에 빠진 민씨가 어떻게 단시일내에 650억원의 거액을 모을 수 있었겠느냐가 의혹의 핵심이다. 특히 계약서 한장 없이 이 같은 거액을 끌어모았다는 민씨의 진술은 정상적인 거래라고 받아들이기 어렵다. 민씨 자신도 "불순한 의도의 돈도 많이 들어온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계 관계자는 "민씨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부동산과 벤처기업 투자를 목적으로 투자회사를 세웠다`고 주장한 것은 투자자들에게 이미 투자조건을 제시했다는 반증"이라며 "자금모집 과정에서 유사수신행위에 해당되는 불법이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대통령 친인척을 둘러싼 사회적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경찰 등 사법당국이 나서 자금모집 과정을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변형섭 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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