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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유통업체 '한국대전'
입력1999-03-25 00:00:00
수정
1999.03.25 00:00:00
영국의 유통업체인 테스코사가 오는 4월 중 삼성물산과 합작회사를 설립, 국내 할인점 시장에 본격 진출키로 함에 따라 한국이 세계 유수의 다국적 유통업체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 테스코의 상륙은 국내 할인점 시장을 둘러싼 다국적 소매업체들간의 불꽃 튀는 대회전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미국의 월마트·코스트코홀세일, 프랑스의 까르푸 등이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프랑스 프로모데스도 콘티코란 국내법인을 설립, 서부산 지역에 점포를 신축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미국·프랑스·영국 등 유통 선진국에 기반을 두고 선진 경영기법을 앞세워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지난 97년 세계 소매업그룹 매출순위에서 월마트는 1위, 테스코 8위, 까르푸 10위, 코스트코홀세일 20위, 프로모데스는 23위를 기록했다.
이미 시장확보를 겨냥한 경쟁의 활시위는 당겨졌다. 월마트·까르푸 등은 국내시장에서 할인점의 생명인 가격경쟁력을 가름하는 다점포화와 고객서비스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기 일산점 등 4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월마트는 서울 역삼점 등 6개 점포를 추가로 설립할 계획이다. 또 최근 회원제 운영원칙을 철회한 데 이어 다양한 상품구색을 갖춰 고객의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도록 매장을 새로 구성하기로 했다.
경기 분당 등에 8개 점포를 가지고 있는 까르푸도 오는 2002년까지 6억8,000만달러를 추가로 투입, 다점포화를 강화한다. 최근 외국계 할인점으로는 처음으로 신용카드 결제를 허용한 데 이어 고객편의시설도 늘리고 있어 주목을 끈다.
서울 양평 등 3개 지역에서 유일하게 회원제 할인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코스트코홀세일은 내년까지 서울 상봉과 양재에 점포를 새로 열 예정이며 프로모데스도 2002년까지 8,0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삼성테스코 합작법인은 연내 수원 영통 등 5개 지역에 할인점을 착공하는 것을 비롯 10년 안에 총 40개의 할인점을 증설, 다점포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토종할인점인 E마트의 대응도 만만치 않다. E마트는 이미 국내에서만도 15개 점포를 운영, 외국계 할인점들에 대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국 주요거점을 사전에 확보하기 위해 신규출점 부지를 공개모집, 2003년께 총60개의 점포를 운영함으로써 구매력을 극대화해 업계 1위를 고수한다는 계획이다. 내년에는 대구에 대단위 물류센터를 설립하는 한편 100억원을 들여 저비용 운영정보 시스템도 갖춘다.
외국계 유통업체들이 이처럼 국내 할인점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은 국내 할인점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잠재력 때문이다.
E마트의 고성장이 대표적인 예. E마트는 지난 93년 말 서울 창동점을 개점, 국내에 처음 할인점업태를 선보인 후 5년 동안 매년 30% 이상 덩치를 키워왔다. 지난해 매출액은 6조원. 이는 미국 등 유통 선진국에서 15~20년 동안 발전한 규모와 맞먹는 것이다.
대우경제연구소는 2003년 국내 할인점시장의 매출총액이 14조원에 달해 백화점과 맞먹는 규모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구동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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