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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진단] "신용·성장세 좋다" K본드에 러브콜… 1분기 발행 작년의 2배

계획물량 2~5배 자금몰리며 발행금리도 자연스럽게 하락<br>금융서 제조업·공기업까지 외화조달 성공리에 마쳐<br>신용전망 상향으로 여건 개선 기업들 발행 더 늘릴듯


10억달러의 글로벌본드 발행에 성공한 삼성전자가 최초로 제시한 발행금리는 미국 국채(TB) 5년물+100bp(1bp=0.01%포인트). 하지만 최종 발행금리는 이보다 20bp 떨어진 'TB+80bp'로 결정됐다. 한국석유공사(10억달러 외화채권 발행) 역시 당초 제시금리보다 20bp 낮춘 가격에 발행을 성공적으로 끝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올해 글로벌본드 발행에 나선 국내 기업들의 최종 발행금리는 분위기를 체크하기 위해 제시한 금리(whispering)보다 비교적 많은 폭이 떨어졌다. 예컨대 현대캐피탈(5억달러)은 15bp 낮은 금리로 글로벌본드를 발행했고 산업은행(7억5,000만달러) 20bp, 부산은행(3억달러) 30bp, 신한은행(7억달러) 22.5bp, KT(3억5,000만달러) 40bp, 한국가스공사(7억5,000만달러) 40bp, 수출입은행(22억5,000만달러) 10bp 등 최종 발행금리는 10~40bp가 떨어졌다. 국내 기업이 발행하는 외채를 사기 위해 자금이 계획물량보다 2~5배 몰리면서 자연스럽게 발행금리 하락으로 이어졌던 것이다.

시중은행의 한 자금담당 부행장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국내 기업들이 발행하는 외채의 인기가 매우 높다"면서 "국가신용등급 상승 등의 여파로 앞으로 발행조건은 더욱 좋아질 것으로 전망돼 국내 기업의 외채 발행은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1ㆍ4분기 국내 기업 외화채권 발행, 지난해보다 두 배 증가=올 들어 국내 기업의 외채 발행은 눈에 띄게 늘었다. 1ㆍ4분기에만 국내 기업이 공모 방식으로 발행한 외채는 79억7,000만달러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0억7,000만달러의 두 배나 된다. 이런 추세라면 지난해 발행했던 외채물량(177억9,000만달러)을 훌쩍 넘어 많게는 250억달러 안팎 규모의 발행도 가능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외채발행은 금융계는 물론 제조업ㆍ공사 등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연초에는 수은이 22억5,000만달러에 달하는 외채를 발행하면서 테이프를 끊었다. 수은의 한 관계자는 "유로 지역의 국채 만기가 상반기 집중되면서 외화조달의 우려가 컸었는데 발행금리도 비교적 좋은 조건에서 외채 발행에 성공하면서 외국투자가들에게 긍정적인 신호를 줬다"고 설명했다. 금융계에서는 산업은행 7억5,000만달러, 부산은행 3억달러, 신한은행 7억달러, 국민은행 300억엔, 현대캐피탈 5억달러 등 비교적 많은 규모의 외채를 발행했다. 민간기업과 공기업에서는 삼성전자 이외에 KTㆍ한국석유공사ㆍ한국가스공사 등이 성공적으로 외채발행을 마쳤다.

글로벌자금을 담당하는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주목할 것은 국내 기업이 발행하는 외채에 한결같이 외국계 투자가들이 몰리면서 공모물량만 2~5배가 됐다"면서 "그렇다 보니 발행조건도 매우 좋아졌다"고 전했다. 그는 또 "지난해 하반기, 유럽 위기가 고조되면서 일부 국내 기업들이 외채발행에 나섰다가 중단해야 했던 상황에 비하면 반년도 안 돼 상황이 180도 바뀐 셈"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기업이 외채발행 늘리는 4가지 이유=국내 기업의 외채발행 물량이 급증하고 있는 이유는 크게 네 가지다.



무엇보다도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외화채권의 물량이 많다. 올해 전체 만기가 도래하는 외채물량은 266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월평균 22억달러로 ▦10월(55억달러) ▦6월(35억달러) ▦11월(30억달러) ▦4월(27억달러) 등의 순으로 만기가 집중돼 있다. 외채를 발행한 기업들은 만기가 닥친 채권을 갚거나 발행을 통해 차환하는 방식으로 이를 처리해야 한다. 김윤경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만기 도래하는 외채물량이 많기 때문에 국내 기업들이 서둘러 외채발행을 통해 이를 해소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국가신용등급에 대한 평가가 좋다는 것도 외채발행을 늘리는 요인이다.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되는 유럽의 주요 국가와 달리 한국의 경우 ▦여타 신흥국에 비해 견고한 경제성장률 ▦양호한 재정건전성과 국가부채 비율 ▦사상 최고에 달한 보유외환 등의 이유로 국가신용등급에 대한 전망이 긍정적이다. 공기업은 물론 국내 주요 기업에 대한 평가 역시 좋을 수밖에 없다. 김 연구원은 "국가신용등급이 좋아지면 우량 기업들에 대한 평가도 동시에 개선되기 때문에 외채발행 조건이 훨씬 유리해진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유럽의 불안요인이 여전한 만큼 더 악화되기 전에 충분한 자금을 조달하려는 움직임과 함께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이나 투자를 위해 자금조달을 늘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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