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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회복에 앞서 할일(사설)

경기가 되살아나고 있는가.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면 언제쯤 본격 상승국면으로 진입할 것인가. 또 언제쯤에 체감할 수 있을까.장기 불황아래서 하반기를 맞는 경제주체들이 갖게되는 기대와 의문이다. 하반기에는 불황터널을 벗어나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나 기업과 소비자들은 내년에 가서나 경기회복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게 공통적인 전망이다. 통계청은 경기선행지수가 지난 2월이후 3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어 3·4분기중에 경기 저점을 통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민간연구소들도 경기호전을 예상, 수정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서울경제신문이 주요 업종의 임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산업별 현장경기 전망」에서도 미미하나마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본지 30일자 1·3면 보도> 이같은 희망적인 전망은 재고와 수출동향에 근거하고 있다. 5월 재고증가율이 11.7%로 아직도 높은 편이지만 계속 감소하고 있고 반도체와 자동차를 제외하면 재고조정이 거의 끝난 상태라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핵심은 수출이 23%나 증가한 점이다. 수출단가 상승 등 교역조건이 개선되고 있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엔화 강세와 원화절하에 따른 환율상승 효과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격회복을 기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불안요인이 너무 많다. 체감 경기는 여전히 싸늘하다. 어음 부도율이 올들어 계속 2%를 웃돌고 있다. 소비와 투자는 아직 겨울이다. 그래서 수출산업과 내수 산업간의 경기 양극화가 되레 심화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고용불안 현상이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대기업을 비롯한 구조조정이 계속되면서 명예퇴직 증가와 신규채용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수는 호전되지만 체감 경기는 그 만큼 더딜 수밖에 없다. 더욱이 경기가 저점을 지난다 해도 급격한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결국 회복 경기를 올해안에 느끼기는 어려우리라는 전망이다. 경기회복이 빠르면 빠를 수록 불황의 고통에서 벗어나 좋겠지만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까지 해결해 주지 않는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최근의 회복세가 경쟁력 향상을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라 엔강세 환율상승같은 외부요인이 주도했기 때문이다. 지나친 낙관이라 성급한 기대보다는 저성장의 고통을 더 감수하더라도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혁파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경기회복 신호를 구조조정과 체질개선 노력을 그만 제쳐둬도 된다는 신호로 오인해서는 안된다. 그런 준비가 없을 때 회복될 경기는 거품이고 허장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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