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을 비롯한 서민금융기관들이 건전성 관리를 위해 가계대출을 억제하고 있다. 15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 부도를 계기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시작된 후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눈에 띄게 줄고 있으며 새마을금고와 신용협동조합의 가계대출 증가세도 크게 둔화되는 추세다. 이처럼 서민금융기관들이 가계대출을 억제하는 가운데 대부업체마저 자금난으로 가계대출을 크게 축소하고 있기 때문에 서민들이 급전마련을 위해 불법 대부업체를 찾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해 11월 말 현재 저축은행업계의 가계대출 잔액은 6조8,581억원으로 한달 사이에 370억원 감소했다. 저축은행 업계는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가계대출을 계속 확대했으나 9월부터 대출을 축소해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업계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8월 말 6조9,146억원을 정점으로 ▦9월 6조8,962억원 ▦10월 6조8,951억원 등으로 계속 감소하는 추세다. 새마을금고와 신협 등 상호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증가세도 지난해 9월부터 둔화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8월에는 대출잔액이 1조9,990억원 늘어났지만 ▦9월 1조7,872억원 ▦10월 1조4,070억원 ▦11월 9,041억원 등으로 크게 둔화되고 있다. 이밖에 대부업체들도 최근 들어 자금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되자 대출을 축소해나가고 있기 때문에 서민들의 급전마련은 갈수록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대부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 대부업체들의 대출 취급실적은 846억원으로 지난해 7월(1,886억원)에 비해 무려 55.2%나 줄어들었다. 이처럼 저축은행을 비롯한 서민금융기관이 가계대출을 억제하는 것은 연체율 증가 등에 대비해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기업대출을 급격하게 늘린 저축은행들은 우선 가계 신용대출을 줄임으로써 선제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서민금융기관들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면서 가계대출이 줄어들고 있다"며 "서민들의 자금난이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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