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애플과 노키아ㆍ림(RIM)ㆍ삼성전자ㆍLG전자 등 기존 휴대폰 강자들이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고의 인터넷 검색업체 구글도 자체 브랜드 제품을 출시함에 따라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격전이 예상된다. ◇아이폰 잡는 구글폰=구글은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본사에서 자체 개발한 첫번째 스마트폰 '넥서스원(Nexus One)'을 공개했다. 그동안 휴대폰 업체들이 구글의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구글폰'을 내놓은 적은 있지만 구글이 직접 스마트폰을 개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글은 개방적인 OS와 다양한 검색 서비스 등 자신만의 강점을 바탕으로 최근 스마트폰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애플의 아이폰을 따라잡는다는 계획이다. 넥서스원은 구글의 기술 지원하에 대만 휴대폰 제조업체인 HTC가 맡아 제작한다. 구글의 OS인 안드로이드 2.1을 탑재했으며 3.7인치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에 퀄컴의 스냅드래곤 프로세서 1㎓를 장착했다. 제품 두께는 11.5㎜, 무게는 130g에 불과하고 구글 맵스 내비게이션이나 구글보이스, 구글 음성검색 등 구글이 제공하는 뛰어난 검색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애플이 아이폰을 내놓으면서 매킨토시 등 기존 애플 마니아층을 공략함으로써 시장 진입에 성공한 것처럼 구글 역시 구글검색 마니아를 바탕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정면승부를 건 것이다. ◇스마트폰 시장 춘추전국시대로=현재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노키아와 애플의 아이폰,캐나다 림의 블랙베리 등이 빅3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기존 휴대폰 부문의 저력을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스마트폰 시장 참여에 나서고 있고 모토로라 등도 구글 OS를 장착한 '드로이드'를 앞세워 공세를 펴면서 치열한 격전지로 변하고 있다. 이들 외에도 델ㆍ에이서ㆍ도시바 등 컴퓨터 메이커까지 뛰어들고 있어서 스마트폰 시장은 이제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할 정도다. 휴대폰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이폰에 이어 나온 넥서스원은 기존 휴대폰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새로운 움직임"이라고 지적했다.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최소 300달러 이상의 고가를 형성하던 스마트폰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승민 정보통신산업진흥원 통계분석팀 책임연구원은 "구글은 단말기 판매 수익보다는 애플리케이션 판매와 모바일 광고 시장 수익을 겨냥하고 있어서 제품 사양 대비 낮은 가격대로 출시가 예상된다"며 "이는 스마트폰의 평균 판매단가(ASP)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OS 시장도 후끈=구글이 자체 브랜드인 넥서스원을 내놓음에 따라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OS가 확산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현재 글로벌 스마트폰 운영체제와 관련해 노키아의 심비안이 40%의 점유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림이 20%, 애플이 13%로 3파전을 벌이고 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7% 수준으로 5위에 머물고 있지만 최근 들어 글로벌 휴대폰 업체들의 구글 OS 장착이 잇따르고 있어서 앞으로 안드로이드의 비중은 급속하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ㆍ모토로라가 안드로이드 탑재 스마트폰 비중을 늘리기로 한 데 이어 팬택ㆍSK텔레시스 등도 신규로 스마트폰을 개발하면서 안드로이드를 선택했다. 안드로이드 진영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넥서스원을 경쟁 제품이라기보다 안드로이드 OS의 장점을 부각시켜줄 원군으로 이해하고 있다. 샌제이 제이하 모토로라 최고경영자(CEO)는 "넥서스원은 소비자를 안드로이드로 불러 모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드로이드의 장점은 가격이 무료인데다 아이폰과 달리 개방성을 갖고 있어서 제조업체나 이통사들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플랫폼을 손볼 수 있다는 점이다.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라베이스는 오는 2012년 안드로이드의 OS 시장점유율이 18%로 림과 애플을 제치고 심비안(37.4%)에 이어 2위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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