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게임에 인공지능(AI) 가속화한다
게임 안에 인공지능 기술을 집어 넣어 게임캐릭터와 이용자 간 밀당 등 서비스 향상
“지금도 모든 게임 캐릭터에는 인공지능(AI) 있지만, 그 수준을 높여서 내년에 새로운 AI게임을 내놓으려고 합니다.”
국내 온라인게임사들 중에서 AI 기술 개발에 선도적으로 나서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AI 랩 이재준(45·사진) 상무는 최근 고광본 정보산업부장 등 서울경제 취재진과 만나 “인공지능 기술을 연구개발(R&D)해서 기존의 게임에 새로운 서비스를 집어 넣거나 아예 새로운 게임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상무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졸업한 뒤 AI 관련 벤처기업에 이어 SK텔레콤에서 실무책임자로서 인공지능과 관련된 개인화서비스를 개발하다가 2011년 엔씨소프트에 합류했다.
“그동안에는 AI 전문가들로 조직을 만들고 게임에 어떻게 AI 기술을 더 효과적으로 접목할지 스터디를 했습니다. 지금 밝힐 수는 없지만 인공지능이 중심이 된 게임은 어떤 것이 있을지 연구개발에 가속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 상무는 이어 “게임 캐릭터들이 움직이는건 다 인공지능이 들어가 있지만, 앞으로는 게임의 지능을 높여 더 재미있고 똑똑하게 움직이게 하자는 것”이라고 개발 방향을 설명했다. AI 기술을 입혀 게임 캐릭터들의 지능을 높여 더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AI 기술을 통해 게임 기능이 향상되면 이용자가 ‘이겨야 할 때’와 ‘져야 할 때’를 파악할 수 있는 게임 캐릭터와 좀 더 재미있게 ‘밀당(밀고 당기기)’을 하며 재미있게 게임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AI 게임 캐릭터와 이용자가 시소게임을 벌이며 좀 더 흥미미진진한 양상이 전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상무는 “AI기술이 많이 도입되면 게임에 대한 몰입도나 흥미가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AI 기술로 인해 게임 캐릭터가 이용자의 수준에 맞춰 전략을 짜고 전투에 임하게 되는 점도 특징이다. 게임 캐릭터와 이용자의 수준을 맞춰 재미를 배가시키게 되는 것이다. 이 상무는 “AI 기술로 이용자에 맞는 적절한 콘텐츠가 제공되면 흥미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 이용자끼리 온라인 게임 전투를 벌일 때도 AI 기술은 유용하다. 정교하게 이용자들의 실력을 따져 매칭(Matching)을 시킴으로써 재미를 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상무는 “이용자 간 온라인 전투에서 여러가지를 따져 매칭을 시키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AI 기술을 정교하게 게임에 적용하려면 방대한 데이터가 있어야 하는데, 엔씨소프트처럼 대형 게임사들은 많은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어 유리하다. 게임을 하면 자동으로 데이터가 축적되기 때문이다. 이 상무는 “게임 내 콘텐츠를 자동으로 추천하는 것이라든지 인공지능은 수준이 천차만별인데 이를 높이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 상무는 게임 뿐만 아니라 AI 기술이 산업군 전반적으로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리콘밸리 대형 IT기업들이 AI 스타트업을 사들이고 있다”며 “하지만 국내에서는 인공지능에 대한 투자가 별로 없다”며 AIr기술에 대한 장기 투자를 강조했다. 기존 인터넷 검색과 게임에서 나아가 무인 자동차, 지능형 교통제어 시스템 등 적용될 수 있는 산업군이 많다는 것이다.
한편 이 상무는 “AI 기술 뿐만 아니라 AI랩에서는 증강현실(VR) 쪽도 스터디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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