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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연재 「21C 신흥상권」을 마치고/취재기자 방담

◎상권재편열기 전국이 몸살/개방시대 살아남기 대형업체가 견인차/유통 실핏줄 중소업체 지원 시급… 재래시장 퇴조 뚜렷/외국사도 지방 96년 유통업 전면개방과 함께 국내 유통업은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 외국업체의 국내 진출 허용으로 야기된 점포 신설경쟁은 수도권은 물론 전국에 걸쳐 상권개발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1세기를 향한 상권개발경쟁은 국내 유통업계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이다. 상권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느냐의 여부에 국내 유통업발전 성패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경제신문 유통팀은 최근 업계의 급속한 변화를 체감하고 이를 독자들에게 알리기위해 지난해 8월16일 「21C 신흥상권」이란 제하의 장기 시리즈물을 시작했다. 취재대상은 수도권에서 강원·경상·전라·제주도에 이르는 전국 주요 도시들. 신문지상을 통해 광범위한 상권현황을 상세히 소개한다는 점에서 부담감도 많았다. 그러나 아직 알려지지않은 미개발상권을 첫 공개함으로써 예상외로 많은 다양한 독자층의 성원이 있었다. 각계각층으로부터의 격려는 7개월여에 걸친 장기 연재물을 성공적으로 끝마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21세기 신흥상권 시리즈를 끝내면서 다시 한번 독자들의 성원에 감사드리며 상권취재 중에 생긴 갖가지 주변이야기들을 기자방담회를 통해 정리해본다.<편집자주>□참가자 ▲이강봉 유통팀장 ▲남문현 기자 ▲문병언 기자 ▲이효영 기자 ­국내 언론사상 전 국토에 걸쳐 상권현장을 기획취재해 연재한 것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방대한 연재물이다보니 국내 유통업체는 물론 금융·부동산업계, 또는 기업연구소등에서 상권현장에 대한 문의가 계속 이어졌습니다. 그동안 밝혀지지않은 지역 곳곳의 상권현황도 새롭게 밝혀져 경제현장에서의 유통업 입지를 높이는 계기가 된 것으로 생각합니다. ­동감입니다. 실제로 국내 유통업계는 70년대 국내 경제성장기와 비슷한 격변을 거치고 있다고 여겨집니다. 그러나 사회적인 인식은 사농공상이란 전통 관념에 치우쳐 상업, 즉 유통업의 중요성을 잊고있는 실정입니다. 이제는 경제계 모두 유통업에 관심을 기울여 유통업 발전을 통한 경제활성화를 도모해야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제주서도 할인전쟁 ­국내 유통산업의 변화속도가 얼마나 빠른 지 말해주는 곳이 멀리 떨어져 있는 제주도입니다. 레저촌이라 생각되는 제주도에 상권이 전면 재편되고 있는 중입니다. 고급형 백화점이 건립되는가 하면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중심으로 대형점간의 상품가격할인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할인점간의 판매경쟁은 서울을 방불케할 만큼 심각한 양상을 띠고 있을 정도니까요. ­고객들의 소비패턴 변화 또한 눈여겨볼 만큼 달라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소상가 또는 재래시장을 찾던 많은 소비자들이 가격이 싼 할인점으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이같은 현상은 서울이나 지방에 관계없이 공통적인 현상 중의 하나입니다. 고객이 요구하는 상품의 질 또한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중입니다. 한마디로 상품이 시시한 점포는 안 가겠다는 것이 고객들의 일치된 견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고객 소비패턴의 변화가 상권재편을 주도케하는 요인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상권 개발의 촉진제가 고객 소비패턴의 변화라고 말씀하셨지만 실제로 상권현장에서 구체적인 점포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것은 대형 유통업체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전국적으로 대형 유통업체들이 안가있는 곳이 하나도 없을 만큼 전국 곳곳에 대기업들의 점포부지가 마련돼 있었습니다. 강원도 강릉·춘천을 비롯 경북 영주, 충북 청주, 충남 천안과 당진, 전남 목포, 제주도에 이르기까지 중형도시이상이면 전부 다 해당이 된다고 할 수 있죠. 이들 유통업체의 점포개발계획이 차질없이 진행된다면 오는 2000년대초 적어도 1백개정도의 대형점이 새로 생겨날 것으로 보입니다. ­지방에 신설되는 대형점들이 대부분 할인점을 표방하고 있다는 것도 특기할만한 사항입니다. 유통업체들의 한결같은 견해는 지방고객들의 소비수준으로 보아 백화점보다는 생필품을 싸게 판매하는 할인점이 적격이라는 것이지요. 설사 백화점을 개점하더라도 점포 내에 대형 할인매장을 신설해 마치 백화점·할인점의 복합점같은 영업형태를 띠며 인근 주부들을 끌어들이고 있더군요. 지방에서의 가격할인경쟁은 최근 할인점 열풍의 기폭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방마다 색다른 할인점들이 생겨나면서 할인점의 분화현상도 가속화할 전망입니다. ­대형 할인점이 없는 곳이라 할지라도 무슨 마트니, 클럽이란 상호를 붙이고 영업하는 소규모 상점을 많이 발견했습니다. 고객들이 할인점이 들어오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는 의미도 되지요. 이같은 모습은 2000년대들어 국내 유통업계에 할인점의 역할이 갈수록 증대될 것이라는 것을 확인해주고 있습니다. ○대형점만 100여개 ­상권변화에 외국 유통업체들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더군요. 「까르푸」 「마크로」 등 외국 유통업체들의 경우 부산·광주를 비롯 전국 곳곳에서 부지를 이미 매입했거나 부지확보에 나선다는 정보가 공공연히 나돌며 주변 땅값을 올려놓고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근거없는 소문이 아니라면 벌써 많은 부지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일단 이들 할인점이 들어설 경우에는 출점을 준비하고 있던 국내 유통업체들이 개점을 늦추거나 점포형태를 변경하는 다소 겁먹은 모습도 역력했습니다. ­대형점간의 경쟁이 가열되면서 가장 큰 타격을 보고 있는 것은 영세상가들입니다. 서울 강서상권의 경우 할인점 「그랜드마트」 한개가 들어섰는데 인근에 있던 소규모 재래시장이 대부분 사라지고 화곡시장 하나가 겨우 남아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랜드마트에서 의류·가전제품 등으로 취급품목을 확대하자 같은 상품을 판매하는 인근 소형상가까지 타격을 받고 있더군요. ­분당·일산·평촌·중동 등 신도시 소규모상가들은 아예 문을 닫아야할 지경에 처하고 있습니다. 권리금은 커녕 상가분양대금도 챙기지 못하겠다는 것이 상인들의 하소연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신도시마다 대형점이 너무 많이 생겨나 구멍가게 고객들까지 흡수해버리기 때문입니다. ○도심고객 이탈가속 ­영세상가도 문제지만 대형점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설 경우 대형점간에 사활을 건 판매경쟁이 벌어질 것도 예상해야 합니다. 부산지역이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서울을 근거지로 하는 롯데·현대백화점이 들어서자 그동안 지역 1번점으로 상승가도를 달리던 태화백화점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매출을 잠식당하면서 심각한 영업부진사태에 시달리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경기도 부천지역의 경우도 마찬가지죠. 이미 까르푸, LG백화점에 이어 연건평 3만여평 규모의 동아시티백화점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판매력이 구매력을 넘어선 듯 합니다. 대부분의 지방점들이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는 가운데 몇몇 지방점포들이 선전하고 있는 곳도 있어 관심을 끌었습니다. 광주의 한 자영업자가 개발한 할인점 「빅마트」는 건립한 지 3년여만에 지역상권을 장악하고 점포망을 외지로 확대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같은 성공사례는 다른 자영업자들에게도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대구지역 또한 대구·동아백화점 양대축으로 지역상권을 잘 지켜나가고 있는 사례로 지목됩니다. 이들 지역백화점은 백화점은 물론 할인점·슈퍼마켓 등을 통해 지역상권을 확고히 지켜나가고 있는데 향후 프라이스클럽 등 타 지역 유통업체들이 진출하더라도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는 관계자들의 분석입니다. 서울상권의 분화현상을 빼놓은 것 같군요.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일대에 대형점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도심으로 집중되던 고객층이 차츰 외곽으로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도심으로 들어오는 고객들을 외곽점포들이 차단하고 있다고 볼 수 있죠. 그런 와중에서도 서울 압구정동일대 백화점들이 고급화를 내세워 고정고객을 빼앗기지않고 있는 것은 특기할만한 사항 중의 하나입니다. 대형점들간의 경쟁에서 자본력이 밀리고 아이디어가 빈곤한 유통업체는 얼마못가 무너질 것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분석입니다. 최근 대형 업체는 물론 중소형 업체에 이르기까지 부도설이 끊이지않는 것이 이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인허가규제 풀어야 대형점포의 잇따른 신설이 중소상인들을 위축시켜 대기업위주의 유통구조를 만들게되면 전체적인 상품유통구조가 왜곡될 우려가 있습니다. 상품의 유통경로를 핏줄과 비교하는데 중소상인을 실핏줄에 비유할 경우 실핏줄을 다 제거하는 격이죠. 그렇게되면 전체적인 상품유통도 원활하게 운용되지 않을 것이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지금까지 정부에서 중소상인을 위한 법제도를 보완해왔지만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요망됩니다. ­최근 중소상인들도 체인점화를 통한 공동구매 등 연합전략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식이지요. 중소 유통업체들의 체인화를 위한 특별지원을 모색해볼 단계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점포신설과 관련된 인허가사항을 줄이는 문제도 매우 시급합니다. 백화점의 경우 점포 하나 짓는데 허가항목이 수천개나 돼 허가받는데만 2∼3년 걸리는 실정인데 그렇게되면 이를 뒷받침할 수 없는 자영업자는 백화점을 짓지말라는 말과 똑같습니다. 가뜩이나 금리도 높은데 땅을 잡아놓고 2∼3년씩 기다리라는 것은 말도 안되는 얘기죠. ­최근 경기불황이 심화되고 있다고 하지만 국내 상권팽창은 계속 이어져 나갈 것입니다. 국내 업체는 물론 외국업체까지 가세한 판매경쟁이 여기서 그칠 것이라고 보는 사람은 하나도 없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밀고밀리는 판매경쟁이 가열될 것은 틀림없고 국내 유통구조개편을 가속화시켜 나갈 것입니다. 상권팽창을 통한 효율적인 유통구조개편을 위해 정부는 물론 유통업체·소비자 모두의 현명한 지혜가 요망되는 시점입니다. 감사합니다.<유통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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