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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손자병법] 코스와 하나되는 마음으로


怒而撓之(노이요지) 짐짓 성난 모습을 보여 상대의 기운을 꺾고 당황하게 만든다는 의미로 ‘성내어 꺾는다’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또 상대방을 자극시킴으로써 화나게 만들어 판단과 행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한다는 의미로 ‘성내게 해 동요시킨다’고 해석하는 경우도 있다. 사람의 심리 가운데 가장 분별력을 잃게 만드는 감정은 노여움일 것이다. 두 사람이 토론을 할 때 화를 내는 쪽이 진 것이라는 격언도 있다. 골프는 코스와의 싸움이기도 하다. 그것도 아주 미묘한 심리전이다. 처음 골프를 시작해 한 동안은 코스와의 싸움에 빠져 정신없이 깃대만 향해 공략해 나간다. 그러다 보면 눈앞의 해저드나 함정을 까맣게 잊어버릴 때가 있다. 잘 맞은 볼이 페어웨이 한가운데 간 것으로 봤음에도 정작 그 지점에 갔을 때 볼이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 경우를 겪을 수도 있다. 맞히려고 하면 도저히 맞힐 수 없을 것 같은 나무에 하필이면 볼이 맞아 몇 타를 까먹을 때도 있고 잘 친 볼이 페어웨이의 디보트 자국에 빠져 있을 때도 있다. 골퍼의 잘못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어이 없는 좋지 않은 결과가 나타났을 때 골퍼는 평상심을 잃어버리게 마련이다. 그 동안 땀 흘렸던 연습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가고 샤프트를 부러뜨려도 풀릴 것 같지 않은 분노가 치밀어오른다. 하지만 이렇게 한 홀에서 끓어오른 ‘화’를 털어내지 못하면 결국은 모든 홀을 망쳐 버리는 수가 있다. 코스와의 심리 싸움에 그대로 말려든 꼴이 되고 만다. 내 풀에 내가 스스로 흔들린다면 많은 것을 잃게 된다. 어느 정도 구력이 쌓이면 ‘코스와 싸운다’는 마음보다는 ‘코스와 하나 된다’는 생각을 가진다. 내 욕심껏 플레이 하는 것이 아니라 코스가 원하는 상태로 샷을 날려준다는 것이다. 평상심만 유지한다면 그 홀에서 타수를 잃어도 다음 홀부터 만회할 수가 있어 골프가 즐거워질 것이다. / 유응렬 SBS골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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