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선보인 '신한 마이카대출'의 판매실적이 8만5,904좌, 1조3,916억원(올 6월 말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신한은행의 중고차대출이 경쟁은행이 따라오지 못할 만큼 높은 경쟁력을 가진 것은 신한카드와의 제휴(변종 차 복합할부) 때문이다.
마이카대출 대상고객은 우선 신한카드(S-More카드)를 발급한 뒤 해당 카드로 차량 구입대금을 먼저 결제한다. 은행은 고객 카드대금 결제일 당일에 고객 카드대금을 갚아준다. 고객은 은행에 대출금을 정해진 기간에 상환한다. 논란이 되고 있는 카드·캐피털사의 차 복합할부 상품에서 캐피털사 역할을 은행이 하는 셈이다.
신한카드는 고객이 현대자동차를 카드로 결제하면 현대차로부터 1.9%의 가맹점수수료를 챙긴다. 이 중 1.5%를 캐시백으로, 0.2%는 포인트로 고객에게 돌려준다. 나머지 0.2%는 신한은행과 신한카드가 나눠 먹는다. 애초부터 캐피털사를 끼지 않고 상품을 만든 셈인데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영악한 신한금융'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신한카드의 자동차 복합할부 취급액은 지난해 말 기준 6,000억원으로 업계 3위다. 점유율만 13%다. 현대카드가 이 상품을 지난해 6월 이후 월 2,500억원에서 250억원가량으로 취급을 줄인 점을 감안하면 순위는 한 단계 더 올라간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마이카대출이 고객에 캐피털 대비 저금리로 대출을 제공하는 기능을 하는데다 현대차 판매를 도와주는 역할을 해 고마우면서도 가맹점수수료를 뜯겨서 신한금융을 배 불려 주는 것이기에 해당 상품이 다소 불편한 모양새다.
금융당국은 이처럼 내용이 같음에도 은행·카드 간 복합할부 상품 존폐 여부는 논외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당국 논리가 모순된다는 입장이다.
캐피털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한 마이카대출도 상품구성이 카드·캐피털사의 차 복합할부 상품과 같은데 만약 상품을 폐지한다면 이것 역시 검토 대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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