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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향한 독자경영 길터/삼성그룹 분재마무리 의미·전망
입력1997-04-18 00:00:00
수정
1997.04.18 00:00:00
민병호 기자
◎대규모 투자·사업다각화 추진 가속/이병철씨5남매 분가·각각 재벌형성제일제당과 신세계백화점의 계열분리로 삼성그룹 형제들의 분재가 마무리됐다. 이를 계기로 삼성은 물론 분가한 그룹들은 그동안 여러제약에서 벗어나 21세기를 향한 독자경영의 길을 걷게됐다.
제일제당과 신세계는 그동안 법적으로는 삼성의 계열사였지만 지난 91년 형제간의 분가로 인해 사실상 독자경영의 길을 걸어왔다. 때문에 공정거래법에 의한 계열분리는 단순히 보면 법적절차를 마무리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삼성과 형제그룹 모두 그동안의 사슬(규제)을 풀고 대규모 투자와 사업다각화 등을 추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는 크다. 양측 모두 『홀가분하다』는 반응을 보인 것은 이런 사정을 설명해준다.
두 위성그룹의 분가로 삼성은 계열사가 80개에서 59개로 대폭 줄어들었다. 자산은 51조6천억원에서 48조원으로 감소했다. 이에비해 제일제당은 제일냉동식품 등 9개업체를 거느리고 매출액 1조7천6백억원(96년)의 중견그룹으로 출범하게됐으며, 신세계백화점 역시 조선호텔 등 10개 계열사를 거느린 유통전문그룹으로 면모를 일신하게 됐다.
삼성의 위성그룹은 이번에 분가한 제일제당과 신세계를 비롯 창업자인 이병철 회장의 차남인 고 이창희씨가 설립한 새한그룹, 맏딸인 이인희씨가 경영하는 한솔그룹 등 모두 4개. 제일제당은 창업주장남인 맹희씨 부인 손복남지분으로 현재 그의 아들인 이재현 제일제당부사장이 경영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5녀인 명희씨가 경영권을 갖고 있다.
장녀인 이인희씨는 지난 93년 삼성으로 부터 분리한 한솔제지를 맡아 현재 재벌랭킹 16위의 한솔그룹으로 성장시켰고, 새한미디어는 처음부터 독립경영체제를 유지해 오다 창업자의 3세인 이재관씨가 지난 95년 삼성으로 부터 넘겨받은 제일합섬 등과 합쳐 새한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제일제당과 신세계는 계열분리를 계기로 그동안 미루어왔던 정보통신, 영상 미디어, 유통 등의 분야로 본격적인 사업다각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해 2조3천억원의 매출을 올린 제일제당그룹은 오는 2000년까지 국내에 25개 계열사와 해외에 20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연간 8조5천억원 규모의 매출로 재계 15위에 뛰어 오른다는 비전을 제시해 놓고 있다. 제일제당은 이를 위해 기존의 식품 및 제약, 생활용품사업을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시키고, 영상, 캐릭터, 음반 등의 멀티미디어와 소프트웨어 분야의 수직·수평계열화 체계를 구축해 아시아 최대의 종합엔터테인먼트 그룹으로 부상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그룹도 오는 2003년까지 매출 20조원, 계열회사 20여개, 점포 수 1백여개를 갖춘 초일류 종합유통 그룹으로 발전한다는 장기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위해 신세계는 정보통신, 신용카드사업, 물류도매업, 사이버 쇼핑몰 등 유통서비스 사업을 집중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민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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